세계 1위의 비철금속 제련 업체, 고려아연이 지금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어요. 여기에 사모펀드 MBK까지 끼어들면서 국부 유출 논란도 불거졌어요.

 고려아연은:  1949년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는 영풍을 함께 설립하고 함께 운영했어요. 75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죠. 이들은 1974년 고려아연도 만들었어요. 도금에 쓰이는 아연과 금은동을 만드는 회사예요.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영풍은 장씨 가문이 경영을 맡고 주력 분야도 나눴어요. 고려아연 지분은 양쪽이 비슷하게 나눠 가졌고요. 그런데 2년 전 3세인 최윤범씨가 고려아연 회장에 취임하면서 관계가 틀어졌어요. 영풍 장씨 일가가 동업 관계를 청산하고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거예요. 

 왜 이렇게? :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의 대주주지만 이사회에서 빠지는 등 경영에는 손 대지 않았어요. 최근 주주에 대한 이익 분배 배당금 등에서 다툼이 벌어졌다고 해요.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이 각종 신사업에 무분별하게 투자해 부채가 늘고 경영도 부실해졌다고 주장해요. 반면 고려아연 측은 상반기 기준 보유 현금만 2조원이 넘고 영업이익도 8천억원이나 된다며 반박했어요. "주력 산업이 부진한 영풍이 국제적 기업사냥꾼 MBK와 함께 약탈적 경영권 인수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어요. 

 MBK는? : 동북아에서는 가장 큰 사모펀드예요. 한국계 미국인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설립했어요. 운용자산만 40조원에 이르러요. 김 회장은 국내에서 한미은행 인수 매각으로 이름을 알렸고, 홈플러스, 네파, 롯데카드 등 수많은 기업 M&A에 나섰어요. 지난해 말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에도 끼어들어 조현범 회장에 맞서던 그의 형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주식 공개매수를 하기도 했었죠. 그때는 실패했었어요. 그 MBK가 이번엔 고려아연 분쟁에도 끼어든 거예요. 

 국부유출 논란도 : MBK는 고려아연 주식을 사모으기 위해 10조원 정도의 자금을 모았어요. 여기에는 중국 투자공사 자금 5천억원도 포함됐어요. 고려아연 측은 국가 기간산업이 중국에 넘어갈수 도 있다고 주장해요. MBK는 "고려아연의 안정된 경영을 위해 M&A에 나섰다"라면서 "외국으로 되파는 일은 없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결국 이익을 남겨야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모든 말을 믿을 수는 없어요.

 쩐의 전쟁 : 고려아연 측과 영풍 MBK 측은 현재 지분 33% 정도로 비슷해요. 이들은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 마구 돈을 풀고 있어요. 고려아연 측은 1조원, MBK도 2조원의 자금으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고요. 65만원대였던 주가가 70만원대로 훌쩍 뛰었어요. 과열 경쟁으로 누가 승자가 되든지 '상처뿐인 영광'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와요. 지난해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경쟁에서 이겼지만 이후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되는 등 심하게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경우와 비슷할 수 있다는 거죠.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한민국 증시가 가라앉아도 너무 가라앉아 있죠? 올들어서만 미국 증시는 20% 이상, 일본 증시도 13% 넘게 올랐지만, K증시는 한치 성장도 못하고 제자리걸음이에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나 대만 등 신흥국 지수에도 밀리고 있어요. 이런 우리 증시를 살리고자 정부가 밸류업 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상장사 100곳을 선정했어요. K증시 저평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받는 주주에 대한 배당금 등 주주전환율을 비롯해, 수익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을 평가 항목으로 삼았다고 해요. 시총 400대 기업 가운데 2년 연속 주주환원을 했거나, 저평가 정도를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상위 50% 안에 드는 기업이 대상이에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신한지주 등 시총 상위기업들이 대거 포함됐어요. 오는 11월엔 밸류업 상장지수펀드도 만들어 국민연금 등의 기금 투자도 유도한다고 했어요. 

 잘 될까 : 일단 전문가들은 밸류업에 들어간 회사의 경우는 투자받기가 더욱 쉬워져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고, 결국 전체 증시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저평가 기업을 독려한다기보다는 수익성에서 이미 우수한 기업들을 담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어요. 성장성을 담보로 하는 중소형주들이 소외됐다는 거죠. 

 "재벌이 문제"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은 한국 증시가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벌의 힘이 주가 상승을 제한한다고 지적했어요. 저평가 주 요인인 주주환원과 관련해서 "재벌 체제에 속한 가족들의 이해관계는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런 구조를 해체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일본을 벤치마킹했지만 밸류업엔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또 한국의 높은 상속세율 탓에 재벌가가 주가 부양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했어요. 

이스라엘의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23일 24일 이틀째 미사일을 퍼붓고 있어요. '북쪽 화살(Northern Arrows)'로 이름 붙인 작전을 통해 레바논 남부와 헤즈볼라 시설 1600곳에 700차례가 넘는 공습을 단행했어요. 아동과 여성 수십명을 포함해 500명 이상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쳤어요. 2006년 역시 이스라엘과 붙은 2차 레바논 전쟁 당시 1100여명이 숨진 이후 최대 사망자예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떼어놓기 위한 공격"이라고 했어요. 이스라엘 지상군도 곧 레바논 영토로 들어갈 태세예요. 레바논도 이에 맞서 미사일과 드론 수십발을 이스라엘을 향해 쐈지만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재앙 직전" : 이스라엘은 지난주 폭탄을 미리 심은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통신기를 레바논 전역에서 터뜨려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었죠? 이번에는 공습 전에 레바논인들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피신하라"는 문자를 보냈어요. 사실상 통신시설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심리전을 펼치면서 공포심도 준 것이죠. 국제사회가 확전을 막으려고 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어요.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이고, 긴장 고조가 강경파로 연정을 꾸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 미국의 요구가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어요. 유엔은 "민간인 학살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했어요. 이란은 아직 움직이지 않아요. 만약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가자지구 전쟁에 더해 중동 지역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로 들어갈 수 있어요. CNN은 "재앙적인 전쟁 직전으로 다가왔다"고 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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