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만찬을 합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냉랭하기 짝이 없어요. 한동훈 대표가 만찬 전에 윤 대통령과 독대를 제안했는데, 대통령실이 단칼에 거절했어요. 한 대표측 인사는 "밥만 먹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가장 시급한 현안인 의정 갈등을 해소하려면 둘이 만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체코에 가 있는 동안에 언론을 통해 독대 요청을 한 것이 불쾌하다고 했어요. 독대는 언제든 가능하지만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했어요. 24일 만찬은 윤 대통령의 체코 원전 세일즈 성과를 공유하고, 의료 개혁에 대한 당정의 결속을 다지는 화합의 자리라고 했어요. 독대와 관련해서는 추후 협의하겠다고 했어요. 전언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까지 3자가 만나 차를 마시는 '차담'은 가능하다고 한 대표측에 제안했다고 해요. 단둘이는 만나지 않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이죠. 한 대표도 이를 거절하며 "이른 시일 안에 윤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고 밝혔어요.

 의미 : 이른바 윤한 갈등이 다시 불거졌어요. 두 사람의 껄끄러운 관계는 지난해 말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그만 두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본격적인 정치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시작됐어요. 첫 발단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와 관련해, 한 대표가 '국민 눈 높이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었어요. 올초 김 여사가 한 대표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한 대표가 '읽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둘 사이 갈등은 외부로 고스란히 드러났었고요. 7월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윤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원희룡 후보를 밀기도 했었어요. 지난달은 한 대표가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요청하면서 당정 이견이 표출됐어요. 당시 대통령실은 해결 국면에 들어선 의정 갈등의 불씨를 한 대표가 다시 살렸다고 비난했었어요. 자기 사람으로 믿었던 한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서운함, 미래 권력을 위해 지지율이 바닥인 윤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한 대표의 입장이 좀처럼 좁히기 힘든 국면에 들어섰어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의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유포한 사직 전공의 정모씨가 지난 20일 구속됐어요. 의사 사회가 이 전공의를 두둔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어 논란이에요. 임현택 의협 회장은 구속된 전공의를 면회한 뒤 그를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고 지칭하면서 돕겠다고 했어요. 경기도의사회는 "북한 수준의 인권유린"이라고 했고, 서울시의사회 역시 "정부의 초법적 조치에 대한 저항 수단을 검경을 통해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이 전공의를 돕자는 모금 행렬도 이어지고 있어요. 의사 커뮤니티에는 송금 인증글이 속속 올라왔어요. 피부과 원장이라고 한 의사는 500만원을 보낸 내역을 게시하고 "더 벌어서 2차 인증하겠다"고 했어요. 10만원 100만원을 보냈다는 글들이 이어지고 "돈벼락을 맞는 선례를 보여주자"고도 했어요. 의대생 학부모 단체도 1000만원을 보내며 "이게 구속할 사안이냐"라고 했어요.

 자성 목소리도 : 강희경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배포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라는 글을 SNS에 남겼어요. '의정 갈등 구속'이 아니라 '온라인 집단 괴롭힘의 가해자 구속'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매우 소수에 그쳤어요.

 앞으로 :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 3월 의사 커뮤니티의 '참의사 리스트', 텔레그램을 통한 '감사한 의사 명단', 그리고 아카이브 누리집 형태의 '감사한 의사 명단'으로 이어졌어요. 이중 텔레그램 유포자 정모씨는 구속됐어요. 경찰은 나머지 관련자를 "추적하고있다"고 했어요.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작성과 유포로 송치된 이들은 32명으로 이 중 30명이 의사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경찰은 이와 함께 "매일 1천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한 환자 조롱 글에 대해서도 내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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