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런 노랫말을 바꿔야 하나 하는 논란이 정치권에서 일었어요. 문재인 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종석 전 실장이 19일 '9.19 평양 공동선언 6주년 평화회의'에서 "통일을 하지 말고 두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했어요. 통일이 불가능한 객관적 현실 상황을 받아들이자는 거죠. 단단한 평화를 구축하고 이후의 한반도 후세에게 맡기자는 것이 골자예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 헌법 조항을 개정하고 통일부도 폐지하자고 했어요.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 문재인 정부에서 9.19 공동선언을 주도했던 임 전 실장의 말은 매우 이례적이에요. 임 전 실장은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1989년 '통일의 꿈'을 위해 임수경 방북을 기획했던 인물이기도 하죠. 당장 여권에서는 지난해 말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2국가'로 규정한 것에 동조하는 것이냐며,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어요. 반면 야권은 현역 정치인의 발언으로서는 성급했다, 남북 정책의 현실적 방향이다라는 의견들이 엇갈렸어요. 

 의미 : 대한민국은 박정희 정부 때부터 김대중, 박근혜를 거쳐 윤석열 정부까지 '평화통일'이라는 입장은 일관됐어요. 북한도 고려연방정부 등을 통한 '통일'을 목표로 해왔었죠. 그러면서 서로 상대와의 관계를 '국가 대 국가'가 아닌 통일될 때까지의 '특수관계'로 규정해 왔어요. 이걸 먼저 깬 것은 북한이었죠. 적대적 2국가로 이미 선언했고, 곧 '통일 지우기' 헌법도 개정할 것으로 알려졌어요. 학계나 외교가에서는 그 이전부터 현실적으로 남북을 국가와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해석이 소수이지만 나왔어요.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남한과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식하고 있어요. 젊은 층일수록 통일에 관심 없다는 조사결과도 있어요. 하지만 두 국가를 선언하면 갑작스런 북한 정권의 붕괴 등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존재해요. 북한 땅을 놓고 중국이나 러시아와 다퉈야 할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통화한 것이라는 녹취록이 정치판을 흔들고 있어요. 의혹은 2022년 6월 보궐선거와 올 4월 총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과 관련된 두 가지예요. 그 사이에는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등장해요. 명씨는 2022년 5월,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 (따졌다)"라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고 하대"라는 대화를 주변에 말했어요. 김 전 의원은 공천 확정 하루 전에 공천된 사실을 알았다는 거예요. 명씨가 올 4월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는 녹취도 공개됐어요. "내일 발표되는데 김영선은 컷오프다" 여사가 직접 전화왔다고 했어요. 경남 창원 의창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김 전 의원은 바로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부랴부랴 옮겼지만 결국 컷오프됐어요. 김 전 의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논란이 일 때 수산시장 수족관의 물을 손으로 떠먹기도 했었죠. 명씨는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꽤 알려진 인물이에요. 김 전 의원은 올 초 개혁신당 이준석 당시 대표를 만나 (윤 부부의) 공천개입을 폭로하는 대신 비례대표 의석을 요구했다 거절당하기도 했어요. 

 쟁점 : 관건은 명씨가 실제로 윤 대통령 부부와 통화한 것이 입증되는냐 예요.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잘 알고 있다고 했고, 김 여사와는 공천과 관련해 텔레그램도 직접 주고받았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아직 김 여사와의 녹취나 텔레그램은 공개되지 않았어요. 명씨는 파문이 일자 보도가 왜곡됐다며 이를 첫 공개한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어요. 김 여사와 주고받은 내용도 "자신은 전략공천 해줄 힘도 없고 스스로 경쟁하라고 했다"고 했어요. 국민의힘에서는 "소설 같은 이야기, 허풍"이라고 반박했어요. 김 전 의원은 자취를 감췄고요. 하지만 명씨가 국민의힘 공천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죠.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외부 사람과 공천 내용을 주고받았다는 것도 부적절하고요. 민주당 등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안과 함께 공천의혹을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안을 다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어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불 보듯 뻔한데, 정치판 싸움거리는 하나 더 늘어난 셈이죠.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근거지 레바논에서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연속 원격 폭발 사건이 있었어요. 17일엔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삐삐)가 한꺼번에 폭발해 12명이 숨지고, 3000여명이 다쳤어요. 다음날엔 워키토키 무전기가 폭발해 20명이 숨지고 500명 가까이 다쳤고요. 삐삐 생산지는 대만으로 되어 있지만, 헝가리에 있는 회사가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 방식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어요. 헝가리 사무실은 지금 폐쇄되어 있고 아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어요. 외신들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운영한 '유령회사'로 보인다고 보도했어요. 삐삐를 만들면서 배터리에 폭탄을 장착했거나, 레바논 통관 과정에서 창고에 쌓여있던 삐삐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설들이 분분해요. 헤즈볼라는 올초 도청과 위치추적을 피하고자 대원들에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어요. 대신 삐삐나 워키토키를 사용하도록 했죠. 약 5천대를 사서 대원들에게 나눠줬는데 그것들이 터진 거예요. 이스라엘은 20일에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한 표적 공습을 감행해 아킬 등 헤즈볼라 군지휘관 10여명을 살해했어요. 

 전망 : 헤즈볼라는 즉각 이스라엘에 가혹한 대응을 하겠다며 보복을 천명했어요. 20일 21일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발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했어요. 이 중 몇발은 방공망을 뚫고 이스라엘 지역에 떨어졌어요. 부상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어요. 가자 전쟁이 일어난 이후 가장 큰 교전이 접경지에서 일어난 것이죠. 문제는 이란이 움직일까 하는 거예요. 지난 7월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 하마예가 암살당한 이후 이란 역시 보복하겠다고 했었어요. 하지만 경제가 피폐한 상태에서 전면전을 매우 꺼리고 있어요. 미국 정부는 이란 측에 헤즈볼라 삐삐 폭발 사고에 미국이 관여하지 않았고, 이란도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어요. 아직 이란의 속내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분명한 것은 중동에 전쟁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했다는 거예요. 이스라엘은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며 최정예 육군을 레바논 접경지역으로 옮겼어요. 미국은 자국민에게 레바논을 떠날 것을 촉구했어요. 

그 길고 끈질겼던 무더위가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어느덧 가을입니다. 한낮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그 속에선 서늘한 기운도 느껴져요. 업클 독자 여러분, 이맘때 한번쯤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여유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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