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해리스 미끼를 물었다." 

지지율 초박빙인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의 최대 분수령이 될 TV토론이 열렸어요. 민주당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무대에 두 사람이 등장하자 해리스가 먼저 "나는 해리스다"라고 이름을 대며 악수를 청했고, 트럼프는 "만나서 반갑다"고 말했어요. 이런 분위기도 잠시, 곧장 날선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100분간의 팽팽한 토론이 시작됐어요. 토론 주제는 크게 나눠 4가지, 경제와 이민, 외교와 낙태였어요. 

해리스가 "트럼프는 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중산층을 위한 정책은 없다"고 공격하자, 트럼프는 대뜸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말한 뒤 "바이든 정부 시절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반격했어요.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에서 불법 이민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이들이 지역 주민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주장했어요. 해리스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극단적 주장"이라고 말했고요. 

해리스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했어요. "트럼프는 김정은과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 독재자들은 아첨과 호의로 당신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자, 트럼프는 "헝가리 총리가 중국과 북한이 나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며 독재자를 다루는 전략임을 강조했어요.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리스가 "트럼프의 임신중지(낙태) 금지는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도 예외가 없다"고 하자, 트럼프는 나는 낙태 금지에 찬성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주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비껴갔어요. 

토론에 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해리스는 짧고 단호한 메시지로 공세를 폈어요.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8100만명으로부터 해고당했다", "전 세계가 대선후보인 당신을 비웃는다"는 등 트럼프를 화나게 하는 대사를 잇따라 꺼냈어요. 처음엔 침착하던 트럼프는 점차 고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였어요. 여기에 진행자들이 트럼프가 낙태와 범죄율과 관련된 내용이 잘못됐다고 팩트체크까지 하자 언성이 매우 높아졌어요. 언론들은 해리스가 트럼프를 괴롭힐 만한 문제를 차분하게 나열했고, 트럼프는 반응했다", 해리스가 미끼를 던지면 트럼프는 계속 물었다"라는 평가를 했어요. 트럼프는 토론이 끝나자 "사회자 2명을 포함해 3대 1로 겨룬 토론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놨어요. 

토론이 끝나고 바로 실시된 CNN 여론조사에서 63%는 해리스가, 37%는 트럼프가 나았다고 답했어요. 지난 6월 바이든과 트럼프의 토론 당시 같은 조사에서는 유권자의 67%가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었죠. 해리스는 "좋은 하루였다"고 만족감을 나타냈어요. 언론들도 대체로 해리스의 판정승이었다고 평가했어요. 여기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어요. 20대 젊은 팬이 많은 스위프트의 지지는 해리스에게 큰 선물을 안긴 것이죠. 다음 주 여론조사 결과가 궁금해졌어요. 만약 해리스가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으로 트럼프를 앞선다면 판세는 빠르게 해리스 쪽으로 기울 수 있어요. 하지만 토론에서 선전을 펼치고도 의미 있는 격자를 만들지 못한다면 대선 직전까지 안갯속 판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의료대란을 풀기 위한 4자 협의체가 추석 전에는 출범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앞장섰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만 동분서주 바쁜 모양새예요. 한 대표는 "내년도 의대 증원 문제도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요.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금 (2025학년도를) 재조정하는 것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대혼란이 있을 것이다"며 반대했어요. 이미 수시 모집도 시작된 마당에 올해 입시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는 거죠. 대통령실도 "의료계를 협상에 나오게 하려는 호소"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어요. 이러자 야당인 민주당은 "면피용 제안만 하지 말고 대통령부터 설득하라"고 꼬집었어요. 정작 의료계는 냉담했어요. 2025학년 의대 증원 백지화가 되지 않으면 대화에 나오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어요. 임현택 의사협회 회장은 "여야 정부 대통령실 말이 다 다른 상황에서 들어갈 의사가 없다"고 했고, 사실상 4자 협의체 열쇠를 쥔 전공의들은 아예 침묵하고 있어요. 

 

 전공의의 '냉소' : "임현택 회장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 같은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 박단 전공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 내놓은 공식 반응이에요. 겨눈 대상은 정부가 아닌 의협 임 회장이었어요. 해묵은 갈등이 내분으로 번진 양상이에요. 지난 4월 박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비공개로 만날 당시 "함부로 물밑에서 놀면"이라고 박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고, 박 위원장은 지난 6월 임 회장이 추진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위' 참여를 거부하며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라고 날을 세웠었어요. 지난달 의협 대의원 총회에서는 "(임 회장이)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며 탄핵도 거론했어요.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들은 대정부 요구와 복귀 모두 자신들의 결정에 달린 것이지 의협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는 생각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죠.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돼 '해결도 못 하고 전략도 없는' 의협에 대해 최후통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가계대출이 1800조원을 넘어서자, 금융감독원은 7월 금융권에 대출을 억제하라고 주문했어요. 은행들이 두달 가까이에 걸쳐 20여차례 넘게 금리를 올렸어요. 그러자 금감원이 "금리인상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고 말하니 은행들은 이번에 금리는 놔두고 대출문턱을 높였어요. 1주택자 주담대 제한, 신용대출 축소 등이었죠. 실수요자들이 혼란에 빠졌어요. 금감원은 또 "실수요자 혼란을 줄이라"고 요구했어요. 은행들도 혼란스러워해요. 다시 '대출 죄기에 실수요자는 제외한다'며 갖가지 대책을 내놓았어요. 오락가락 갈팡질팡한다는 비난이 일자 이복헌 금감원장은 "대출 정책이 세밀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어요.

 실수요자 제외 : 무주택자에게만 주기로 했던 주담대를 조건부로 1주택자라도 가능하다고 했어요. 신한은행은 새 주택을 사는 목적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당일'에 기존 주택을 판다면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국민은행은 조건을 좀 더 완화해서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주택을 살 때, 6개월 이내 결혼 예정자가 주택을 사는 경우 등은 예외로 한다고 했어요. 두 은행은 완전히 막았던 생활안전자금을 위한 주담대도 전세금을 돌려주는 목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했어요. 우리은행도 결혼 하거나 상속을 받았다면 1주택자라도 주담대를 해준다고 했어요. 직장이 바뀌어서 이사를 하거나, 결혼과 이혼 등의 경우라면 전세대출이 가능해져요. 은행들은 연소득 100%까지만 내주기로 했던 신용대출도 결혼이나 직계가족 사망, 자녀 출산 등의 조건이라면 그 한도를 늘려주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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