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말이 맞았다.

지난 8월 5일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정상에 오르자 작심발언을 쏟아냈었죠? "앞으로 대표팀과 같이 가기 힘들 것 같다"면서, 자신의 무릎 부상에 대표팀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말과 함께, 후원사 용품 사용 강제 등의 불만을 나타냈어요. 가장 기쁜 그 순간에 그가 던진 불편한 말들은 정부가 나서 배드민턴 협회를 조사하게 만들었어요. 한달 만에 나온 조사 결과는 상당 부분 안세영 말이 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배드민턴협회는 모든 라켓과 신발 등 경기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용품까지 특정 후원사 용품을 사용하도록 강제했어요. 조사에서 많은 선수들이 불만을 가졌던 부분이에요. 이는 선수들이 응당 받아야 할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했어요. 협회 후원금의 20%를 선수에게 배분한다는 규정이 3년 전 몰래 삭제됐어요.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선수들이 받아야 할 보너스도 협회가 대신 받았어요. 선수에게 전달되지 않았어요. 선수들은 이런 사항을 전혀 몰랐어요. 

배드민턴협회 회장과 임원들은 지난해 후원사로부터 셔틀콕 등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서 협회 직원들 몰래 1억5천만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받는 이른바 '페이백 계약'을 맺었어요. 이렇게 받은 물품은 임원진이 속한 지역 협회에 대부분 전달됐어요. 일부는 협회 주관 대회 상품과 기념품으로도 사용됐어요. 정부는 "횡령 배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일부 임원은 후원사를 유치한 이유로 수천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어요. 이것도 규정에 어긋난다고 정부는 밝혔어요. 

정부는 비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것도 폐지를 권고한다고 했어요. 안세영이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게 하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말한 부분을 받아들인 거죠. 아울러 국가대표 운영지침에서 '선수촌 내외 생활과 훈련에서 지도자의 지시에 복종해야 한다'는 취지의 항목도 없애라고 했어요. 지나치게 자유를 제한하고, 실력 외의 다른 요소로 국가대표를 뽑는 데 잘못 활용될 수 있다고 본 것이에요.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서울에서 관측 기록이 있는 1908년 이후 116년 만에 가장 늦은 열대야가 나타났어요. 1935년 9월에 관측됐던 열대야 기록도 89년 만에 갈아치운 거고요. 10일에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9월 폭염 경보가 발령됐어요. 폭염 주의보는 낮최고체감기온이 33도 이상, 경보는 35도 이상이 이틀 연속 지속할 때 내려져요. 9월 폭염주의보도 희귀한데, 폭염 경보까지 울린 거죠. 역대 9월 날씨 중 가장 더운 날이라는 거예요. 전국적으로 봐도 강원 동해안과 산지, 경북 북동부, 한라산 등을 제외하면 전국이 계속 폭염 속에 놓여 있어요. 기상청 기후 관측 지점의 절반이 넘는 곳에서 9월 최고 신기록을 갈아치웠어요. 이 폭염은 11일 오후까지 계속되다 12일부터 2~3일 비가 내리며 더위는 식는다고 했어요. 하지만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5일부터 기온이 다시 반짝 오를 것으로 예보됐어요.

 왜 이렇게 :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을 몰고 왔던 티베트 고기압이 여전히 한반도 상공에서 기세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를 막고 있는 꼴이죠. 티베트 고기압 밑에서 북태평양 고기압 역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며 다시 한반도를 달구고 있는 거예요. 이중 솥뚜껑으로 열을 가두고 있어요. 여기에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불면서 백두대간 서쪽 더위를 부추기고 있어요. 바람이 산을 넘으면서 한층 뜨거워지는 '푄 현상' 때문에 동풍이 불면 백두대간 서쪽 지역이 더운 거예요.

슈퍼슈퍼 태풍 '야기'가 베트남 북부를 덮쳤어요. 베트남으로서는 수십년 만의 가장 강한 태풍이고 올해 발생한 아시아 태풍 중에서도 가장 센 것으로 분석됐어요. 시속 149km의 강풍이 불고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어요. 9월 한달 강수량의 두배가 넘는 비가 사흘만에 내렸어요. 강이 넘치고 산이 무너졌어요. 9일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가로지르는 375m의 퐁차우 다리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어요. 다리 위로 진입하던 차량 10여대와 오토바이 2대가 물속으로 그대로 떨어졌어요. 13명이 실종됐어요. 같은 날, 까오방성 산악지대에서도 20여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렸어요. 15명이 실종됐어요. 무너진 집이나 부러진 나무에 깔려 숨지는 사람도 속출했어요.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8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어요. 마을이 물에 잠기고, 학교들이 휴교했어요. 전봇대가 쓰러져 곳곳에 전기가 끊겼고, 인터넷 모바일 통신도 피해를 입었어요. 하이퐁 산업단지에 있던 LG 공장도 강풍에 무너지고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어요.

 

 "기후변화" :  베트남 기상당국은 "기후변화로 태풍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했어요. 따뜻한 바닷물이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거죠. 해안가 가까운 곳에서 만들어져 육지에서 더 오래 머물며 피해를 더 준다고 했어요. 

 내가 마시는 커피값도? :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세계 2번째의 커피 생산국이에요. 특히 로부스타 품종 생산은 세계 최대예요. 태풍으로 원두가 떨어지고 작황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 원두값이 3~4%씩 급등했어요. 브라질에서도 고온과 가뭄으로 원두 작황에 지장을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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