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냐? 트럼프냐?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60일도 채 남지 않았어요. 민주당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반집 승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눈터지는 계가 싸움을 벌이고 있어요. 대선 선거인단은 538명이에요. 그것의 과반 270, 백악관을 가는 매직 넘버죠. 미국 대선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은 서부 캘리포니아 등 대도시 중심으로, 공화당은 중부 내륙 지역과 교외 시골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어요. 이러면 해리스는 226명, 트럼프는 219명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죠. 결국 승부는 나머지 경합주 7곳, 대의원 93명을 놓고 누가 많이 차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거예요. 

중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지역'과, 남부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그리고 네바다 등 '선벨트 지역'으로 구분돼요.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상대로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경합주에서 모두 이기면서 당선됐어요. 하지만 대부분 주에서 득표율이 1%P 내외의 초박빙 싸움이었어요. 이번 선거 역시 두 후보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누가 어떤 주에서 이기냐에 따라 복잡한 대의원 수 조합으로 대통령 당선이 결정될 거예요.  

바이든이 후보직을 사퇴한 지난 6월 이후, '대타' 해리스가 지지율에서 치고 나갔어요. 7월 들어 트럼프를 앞서는 골든 크로스를 이루더니 민주당 전당대회를 정점으로 지난달 말까지 그 차이를 조금 더 벌여나갔어요. 물론 그 차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4%P 차에 불과했죠. 그런데 9월 들어 트럼프가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요. 각종 조사에서 그 차가 줄더니, 가장 최근에 조사된 NYT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8%를 얻어, 47%의 해리스를 다시 앞질렀어요. 비록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요. NYT의 조사가 비교적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만큼 의미를 두는 전문가들이 많아요. 경합주에서도 비슷한 추세예요. 그동안 해리스가 좀 앞섰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 사실상 동률을 이뤘어요. 해리스의 갑작스런 등장이 가져온 '허니문 효과가 끝났다'는 말이 나왔어요. 거품 걷고 이제부터 진짜 진검 승부라는 거죠.

지난 6월 당시 바이든은 트럼프와 전국적으로 중계된 TV토론에서 노쇠한 모습을 보이면서 추락했어요. 이제 해리스와 프럼프의 첫 TV토론이 현지시간 10일 예고됐어요. 이번에도 두 후보는 사실상 빈손으로 토론장에 들어가요. 펜과 빈 메모장, 물 한병만 소지할 수 있어요. 유권자들은  아직 해리스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응이 많아요. 해리스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할 최대 시험대가 될 거예요. 트럼프는 워낙 노련하고요. 다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절제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예요. 이번 TV토론이 대선 판도를 바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어요.

의사 부족으로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등장했어요. 의사들이 만든 걸로 보이는 '감사한 의사'라는 사이트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각 병원별 근무 인원 등이 게시됐어요. 최근 파견된 군의관까지 포함해서 최근 업데이트된 명단에는 2500명이나 이름이 올랐어요. "환자 곁을 지키시기로 한 결심... 명절 추석 의료대란은 막기 위해 힘쓰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며 비꼬고 조롱했어요. 지금이라도 관두면 명단에서 빼주겠다며 인증샷을 보내라고도 했어요. 정부는 곧바로 수사를 의뢰했어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했어요. "일부 군의관은 신상공개 때문에 대인 기피증까지 겪고 고통받고 있다"고도 했어요.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어요. 지난 1월부터 SNS상에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행위를 스토킹으로 보고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에요.

 '사이버 렉카' :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대거 이탈한 후 정부가 이들의 복귀를 촉구할 때마다 의료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리스트가 꾸준히 카페나 텔레그램 대화방에 등장했어요. 전공의뿐만 아니라 복귀를 독려하는 의대 교수, 전공의 자리를 메워주는 전임의 등으로 넓어졌으며, 사이트도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과감해졌어요. 블랙리스트 의사들에 대해서는 "불륜이 의심된다", "탈모가 왔다", 싸이코 성향"등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담겼어요. 사귀는 이성, 고등학교와 대학, 아버지 이름, 학교 폭력 피해 등의 자세한 개인정보도 공개했어요. 이러한 신상공개로 인해 전공의들이 의료현장 복귀에 부담을 느끼거나 동료 의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할까 두려워한다는 분석도 있어요. 

지난 8월은 역대급으로 더웠어요. 한달 내내 찜통더위였어요. 자연히 냉방기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기료 걱정도 늘었죠. 한국전력이 통계를 내보니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kWh(길로와트시)로 1년 전보다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에 따른 8월 평균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13%(7520원) 정도 올랐어요. 물론 이것은 가계산으로 8월 실제 전기요금은 9월 말에 책정돼요. 한전은 전반적으로 전기 사용량이 늘었지만 오히려 전기요금이 준 가구도 23%나 된다고 했어요. 국민들의 자발적인 전기 절약으로 우려했던 것보다는 제한적이었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아직 국내 전기요금은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했어요. 가구당 363kWh를 썼을 때 전기요금이 일본과 프랑스는 우리의 2배, 미국은 2.5배, 독일은 3배 수준이라고 했어요.  

 누진제 : 전기요금 인상폭이 사용량보다 큰 것은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을 더욱 무겁게 매기는 누진제를 적용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가정용의 경우 전기 사용량에 따라 300kWh, 450kWh, 그리고 그 이상으로 3단계로 나눠 요금을 매겨요. 1kWh당 1단계는 120원, 2단계는 214원으로 계산하고 3단계는 307원으로 뛰어요. 3단계 사용을 하면 1단계보다 전기요금이 2.5배 이상 오르는 거예요. 전기요금 폭탄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예요. 산업용 전기에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어요. 법원은 "전기의 합리적인 배분을 위해 문제없다"고 결론내렸어요.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 누진제가 물가와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누진제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 어땠나요? 👍👎

시사 뉴스레터 <업클>을 알려주세요. 저희 홈페이지 주소 <upcle.me>를 친구 동료와의 SNS에 복붙해 주시면 끝! 이에요. 더 좋은 업클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됩니다.

수신거부 |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