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힘겨루기할 때가 아닙니다. 

모처럼 여야가 의료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어요. 6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여야와 의료계와 정부까지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문제를 '원점 재검토'하자고 한 거예요. 민주당도 좋다고 화답했어요. 그동안 강경한 입장이었던 대통령실도 조금 물러섰어요. 한 대표는 미리 대통령실과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어요.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대란 등의 위기 의식에 정치권이 대화의 물꼬를 튼 셈이에요. 그런데 한 축인 의료계가 마뜩잖아 하고 있어요. 

의료계는  

정부의 입장 변화에도 오래된 불신을 걷어내지는 못했어요. "전공의와 의대생 요구에 전향적 입장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당장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도부터 증원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거죠. 의협은 올해 내년 모두 증원을 원점으로 돌리고, 2027년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했어요. 여기에 복지부 장차관을 문책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어요. 서울대 병원 의사들처럼 한 대표의 '원점 재검토'를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매우 소수였어요. 전공의 단체는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어요. 

의료계가 대통령 사과와 장차관 문책까지 거론하자 분위가 다시 바뀌기 시작했어요.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하라는 걸로 보는 거예요. 정부는 "2025학년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고, 2026년도도 의대 증원 유예를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어요. 다만 2026학년도와 관련해서는 어떤 논의로 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의료계가 합리적 의견을 내놓지 않으면 재논의는 없다"고도 말했어요. 의료계는 하루 만에 말바꾸는 정부를 어떻게 믿고 논의하냐고 불만을 쏟아냈고요. 

정부는 250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응급실에 순차적으로 파견하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응급실에서는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경험이 부족한데다, 자칫 의료 사고라도 나서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몸을 사리고 있어요. 응급실 찾는 환자가 평소의 2배로 늘어난다는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어요. 추석 전에 4자 협의체를 통한 해결안이 나오는 것은 불투명해졌어요. 여야는 9일 먼저 협상을 한다고 했어요. 의료계에도 계속 손을 내민다고 했어요. 의료계 참여 없이는 책임만 미루는 공염불이 될 수 있어요. 환자들의 목숨이 걸려 있어요. 지금 정부나 의료계 모두 힘겨루기할 때가 아닙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도 '디올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는 '불기소 처분이 합당하다'고 결론 내렸어요. 재판에 넘기지 말라는 거예요. 검찰 수사팀이 무혐의라고 판단한 청탁금지법은 물론이고 이원석 검찰총장이 법리 검토를 요구한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도 별문제 없다는 거죠. 청탁금지법상 배우자는 처벌 근거가 없고, 가방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어 김 여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수사팀과 같은 결론을 내린 거예요. 검찰과 김 여사의 변호인은 심의위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어요. 수사심의위에 참석해서 진술하지 못한 최 목사는 대검찰청 외부에서 항의 농성을 벌였고요. 15명의 심의위원 가운데 일부는 "수사가 미진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소수였어요. 검찰은 곧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어요. 

 말말말 :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제히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비난했어요.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쇼였다"고 했어요. "특검이 답이다"라는 말도 했어요.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심의위원회를 도입한 것은 문재인 정부 때"라며 "자가당착"이라고 맞받았어요. 

 앞으로 : '디올백 사건'은 일단 검찰 손을 벗어났어요. 하지만 김 여사를 검찰청사에 소환하지도 못했고,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은 것 등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제대로 수사 못했으니 기소할 만한 증거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거죠. 게다가 공직자 부인이 수백만원의 선물을 받아도 되느냐는 일반인들의 법감정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어요. 이번 주 목요일에 나오는 도이치모터스 재판 2심 결과도 주목돼요. 이 사건 '전주' 역할을 한 손모씨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 예요. 손씨는 김 여사와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어요. 손씨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따라 검찰도 김 여사 처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돼요. 

일본제철은 지난해 2월 US스틸을 149억달러(20조원)에 인수한다고 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어요. 시장에서 생각하던 적정가격의 2배를 훨씬 넘는 액수였어요. 그런데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US스틸을 팔지 못하게 하겠다"고 발표해서 또 한번 업계를 놀라게 했어요. 국가안보를 이유로 들었어요.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근간이 되는 철강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했어요. 바이든뿐만이 아니에요.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공화당 트럼프 후보도 "US스틸을 파는 일은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어요. 일본제철은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직원 해고가 없을 것이고, 이사회도 미국인이 절반 넘게 구성하겠다고 했어요. US스틸 버릿 CEO도 "일본제철의 돈과 기술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며. "아무런 대안없이 정치권이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어요. 

 US스틸은 : 1901년 강철왕 카네기가 금융왕 JP모건과 함께 여러 제철소를 합쳐 만들었어요. 당시 세계 최대 기업이었어요. 1970년대까지 미국 산업화의 상징이었어요. 이후 제조업이 몰락하면서 US스틸도 쇠락의 길을 걸었어요. 지금은 현대제철(18위)보다도 작은 세계 20위권의 기업이에요. 하지만 아직 미국인들에게 US스틸은 '미국의 자존심'이에요. 경제적으로는 파는 것이 이득이지만, 미국인들은 US스틸에 진한 향수가 있어요. 본사가 있는 피츠버그는 대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합주 7곳 가운데 한곳이에요. 경합주 가운데 대의원이 가장 많아요. 피츠버그 주민들에게 US스틸은 조상 대대로 함께 생활해 온 일부나 같아요. 정치인들이 국가안보를 내세워서 못 팔게 하지만, 속셈은 국민감정을 건드려 대선에서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까 우려하는 것이죠. 

 일본제철은 왜? : 세계 4위권인 일본제철은 US스틸을 사들이면 세계 3위로 도약할 수 있어요. 미국은 철강에 막대한 관세를 물리고 있어요. 특히 중국에는 관세가 무자비하게 25%나 돼요. 일본과 한국 등에는 쿼터제로 일정량을 넘어서면 25%를 물게 하고요.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면 상당량 이런 관세를 피할 수 있어요. 중국이 뚫지 못하는 미국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거예요.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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