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을 일 있으세요? 힘들 겁니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이 모두 까다로워지거나 한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1900조원에 이르렀어요.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금리를 계속 올려왔죠. 하지만 아파트 가격은 20주가 넘게 치솟고 있고, 높은 이자를 내서라도 대출받아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은 더욱 늘고 있어요. 금리 인상으로는 가계대출 막기가 사실상 실패한 셈이죠. 그러자 금융당국이 다시 금융권을 압박했어요. "금리 인상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 좀 더 개입을 세게 하겠다." 이복헌 금융감독원장의 이 한마디에 은행들이 너도나도 대출 조이기 2라운드에 나섰어요. 이번엔 대출 문턱 자체를 높이는 거죠.

국민은행이 앞장섰어요. 29일부터 수도권에서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대출기간이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들어요. 보통 40년인 대출기간인 40년에서 30년으로 줄면 연소득 5000만원인 경우 대출한도가 4억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5천만원 정도 줄어요.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자금 한도도 건별로 1억원으로 제한돼요. 지금까지는 한도가 없었어요. 신규 대출 때 거치기간이라는 것도 없앴어요.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 사라진다는 뜻이죠. 주담대 모기지보험도 막혀요.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도가 축소돼요. 서울 5500만원, 경기도 4800만원 정도 대출액이 줄어들어요.

신한은행은 갭투자 등에 활용된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어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면서 임차인이 받은 전세대출금으로 아파트 잔금을 치르는 방식 등의 갭투자를 막겠다는 거죠. 매수 조건, 상환 조건식으로 조건이 붙는 전세자금은 대출을 해주지 않겠다는 거예요. 우리은행도 다음 달부터 이런 전세대출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국민은행은 이자를 줄이려고 갈아타는 목적의 전세자금 대출을 없앴어요. 주담대나 전세대출의 조건들은 한 은행이 시작하면 순차적으로 다른 은행으로 확산된다고 보면 돼요. 이밖에 1억원에서 1억5천만원까지 하던 마이너스통장 한도 역시 5천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어요. 어떡해서든 가계대출을 막고,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자금을 차단하겠다는 거예요.

금융당국은 두달이 넘도록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은행들 배불린다'며 '금리인상이 원하던 바가 아니다'라고 하니, 은행들은 당황스럽다고 했어요. 게다가 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금리 적용을 7월에서 9월로 미루면서, 시장에 부동산 가격 급등에 손을 떼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줬어요. 또 가계대출을 억제한다고 하면서도 특례보금자리론이나 신생아특례대출 같은 정책금융으로 돈을 쏟아냈어요. 오히려 아파트값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거죠. 일관성도 없는 '뒷북 관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예요.

은행들은 20여차례에 걸쳐서 주담대 금리를 1.2%p 정도 올렸어요.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이자로 1년에 120만원을 더 내게 된 셈이죠. 여기에 이번엔 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어요. 주담대는 물론 전세자금 대출도 일부 막았어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요. "이제 우린 월세만 살아야 하나"하는 푸념이 나오고 있어요. 

의대 증원을 놓고 6개월째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요. '응급실 대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죠. 간호사들도 파업을 예고했어요.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최근 대통령실에 중재안을 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어요. 2025년도는 그대로 하되, '2026년도 의대 증원안은 일단 보류하자'는 내용이에요. 올해 의대 신입생 4500명에 유급된 학생들을 합치면 7500명이나 되는데, 현실적으로 2년 연속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고 본 것이죠. 대통령실이 거부했어요. "대학 입학 정원은 통상 2년 전에 결정해야 하는 만큼 2026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확정됐다"고 했어요. 대통령실은 26일에도 "'다양한 경로'로 의견이 들어오고 있으나 정부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했어요. 이런 제안과 거부는 국민의힘 쪽에서 흘러나왔어요. 일각에서는 '윤한 갈등'이 의대 증원 문제까지 확대됐다고 평가했어요.

 그동안 :  정부는 2월 의대 증원안을 발표하면서 2025학년도부터 매년 2000명씩 5년간 1만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반발한 전공의 1만여명이 현장을 이탈했어요. 의대생도 집단 수업거부에 들어갔어요. 정부는 한발 물러섰어요. '2025년도에 한해 총장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증원 인원을 줄일 수 있다'고 한 거죠. 그래서 내년도 의대 증원은 1497명이 됐어요. 의료계 반응이 싸늘하자 정부는 '의료계가 통일된 증원안을 제시하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했어요.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정부는 또 한발 물러섰어요. '통일된 증원안이 없어도 의료계가 대화에만 참여하면 재논의할 수 있다'고 했어요. 전제 조건까지 모두 포기한 것이죠. 그래도 전공의 1만여명은 사직했고, 전공의 하반기 모집엔 1%만 복귀했어요. 이번에 확인된 것처럼 대통령실이나 정부는 '증원 보류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마지노선을 친 것이에요.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 6명을 선임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현 방문진 이사들이 낸 "새 이사 임명 처분을 막아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거죠. 법원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2명으로 방문진 이사를 뽑는 것은 법에 위배된다고 했어요. '방통위원이 5명으로 정해진 것은 합치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2인 체제는 문제가 있다는 거죠. 이에 따라 지난 12일 임기가 만료된 현 이사들은 직무를 이어가게 됐어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이사들이죠. 이 이사들이 뽑게 될 MBC 사장 역시 당분간 자리를 유지하게 됐어요. 상급법원을 거쳐 대법원 판결까지 나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요. 보수 성향으로 MBC 사장을 바꾸려던 윤석열 정부의 구상이 어그러졌어요. 

 정치권은 :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에 중대한 지장이 생겼다"며 "삼권분립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비난했어요.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며 "사필귀정의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했어요. 대통령실은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어요.

 결국은 : 겉보기에는 법리 다툼 같지만, 사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고 반복하는 공영방송 장악 다툼이에요. 정권을 잡으면 매번 공정성을 내세우며 공영방송을 손아귀에 넣어 왔었죠. 2017년 문재인 정부 때도 방통위가 방문진을 개편하고 바로 김장겸 MBC 사장을 해임했어요. 윤석열 정부도 2026년 2월까지가 임기인 안형준 MBC 사장을 교체하려 했고요. 이번엔 법원이 민주당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죠. 공영방송은 정파로부터 독립되어야 진정한 '공영'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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