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로 옵니다. 올해 첫 태풍이에요. 보통 태풍이 오면 더위가 주춤하죠. 하지만 올해는 아닐 것 같아요. 종다리는 20일 저녁 제주도 서쪽, 20일 밤 광주 전남 앞바다를 거쳐, 21일 오전 충남 서산 앞바다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보됐어요. 1박 2일 만에 빠르게 생애를 마치는 소형 태풍이에요. 바람도 초속 18m 정도에 불과해요. 다만 제주도를 비롯해 남부지방은 100mm 정도, 부산 울산 경남 호남 등에서는 20~80mm, 서울과 수도권에도 40mm 이하의 비를 뿌려요. 종다리가 육지로 상륙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반도에 거대한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종다리는 남쪽에서 끌고온 열기와 수증기만 뿌려놓고 사라지는 '열 폭탄'이 될 것으로 보여요. 태풍이 지나가도 한반도는 더욱 후텁지근해지고 밤에는 기온이 더 높아져 열대야가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어요.

 '처서 매직'도 없다 : 22일은 절기상 처서예요. 더위가 그쳐 계절이 바뀐다는 뜻이죠. "입추는 배신해도 처서는 배신하지 않는다", "처서에는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옛말도 있어요. 처서가 되면 역대급 무더위도 누그러졌어요.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매미 소리도 귀뚜라미 소리로 바뀐다고 해서 '처서 매직(magic)'이라고도 해요. 올해는 안 통해요. 낮 최고 체감기온 35도 이상의 폭염이 당분간 계속된다고 했어요. 한반도에 솥뚜껑처럼 자리잡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은 한동안 물러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 속에서 뜨거운 열이 꼼짝 못하고 있어요. 서울은 19일까지 밤온도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29일 동안 계속됐어요. 역대 최장 기록을 매일 경신하고 있죠. 부산도 25일 간이에요. 잠 못 드는 밤은 이번 주 내내 계속될 거예요. 올들어 2800명 이상이 온열질환을 앓았고 23명이 숨졌어요. 90만마리의 가축과 140만 마리의 양식장 물고기들이 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