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카드'에 여도 야도 어수선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8.15 사면 복권 대상자에 포함한다는 거죠. 박근혜 정부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던 조윤선 전 장관, 국정원 댓글을 주도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들을 사면하면서, 보수와 진보 인사 균형을 맞춘 것이라는 말도 돌아요.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김 전 지사에게 모아졌어요. 김 전 지사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17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형량 만기 5개월을 앞두고 2022년 5월 사면됐었어요. 이번에 복권까지 되면 정치를 재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거죠.

국민의힘은 9일 처음 이런 말이 흘러나오자 "여야 협치의 길이 열렸다"며 환영했어요. 그러나 곧 "당의 입장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바꿨어요. 그러고는 한동훈 대표가 직접 등장해요.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허락한다면 많은 국민이 공감할 못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반대했어요. 대통령실도 곧장 맞받아쳤어요. "사면과 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라고 했어요.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거죠. 대통령의 사면과 복권에 여당 대표가 반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에요. '윤한 갈등'이 재발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국민의힘 게시판에도 "왜 드루킹 사건 주범을 윤 정부가 풀어주나"라는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어요. 

김 전 지사는 민주당 인사예요. '노무현'과 '문재인'을 잇는 적통이라고 할 수 있어요. 노 전 대통령 마지막까지 옆에 있었던 비서관이었기도 하고요. 당연히 민주당은 환영해야 할 것 같지만 반응이 좀 복잡해요. 지난 총선에서 대거 낙천 낙선해 구심점을 찾지 못하던 민주당 친문 비명계는 정치적 반전의 계기가 생겼다고 환영했어요. 반면 친명계는 김 전 지사 복권이 이재명 독주 체제에 도전 요인이 생겼다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요. 지금 민주당 대표를 뽑는 경선 과정에 윤 정부가 '야권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의심했어요. 복권은 반긴다고 말하지만 '떨떠름'해 하는 거죠.

김 전 지사는 지금 독일에 머물고 있어요. 올해 말에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좀 빨라질 수도 있고요. 김 전 지사가 복권이 되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출마도 가능해져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를 이어받을 이른바 '진보계 잠룡'이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국 전 민정수석 등은 개인적인 불행한 이유 등으로 사라졌어요. 사실상 '이재명 일극 체제'가 됐죠. 그런 가운데 유력한 야권 대권 주자 한명이 등장한 거예요. 이 전 대표는 오는 10월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만약 유죄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대안 카드로서의 김 전 지사 몸집이 순식간에 커질 수도 있어요. 국민의힘 한 대표 입장에서도 대권가도에서 '이재명' 외에 강력한 라이벌이 생기는 거고요. 윤 대통령은 13일 김 전 지사의 복권 여부를 최종 결정해요.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 드루킹은 친노 친문 파워블로거였던 김동원씨의 필명이에요.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각종 커뮤니티에 글을 싣고, 언론 댓글을 조작했다고 의심받는 사건이에요. 여기에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전 지사도 연루됐다는 거죠. 특검은 수사 결과 이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려 8천만건이 넘는 조작 댓글을 달았다고 밝혔어요. 당시 선거에서 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었어요. 김 전 지사는 "진실은 법 밖에 있다"며 아직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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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놓고 자격 논란이 일고 있어요. 김 관장이 일본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뉴라이트' 인사라는 비판이에요. 김 관장은 관장 면접에서 "일제 시대는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우린 국민은 일본 국적이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일제 시대를 합법화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자, 김 관장은 "그래서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 독립운동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어요. 김 관장은 취임 일성으로 "안익태 백선엽 등 억울하게 친일 인사로 매도되는 분들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어요. "자신은 좌로나 우로 다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입장에서 역사를 본다"고 말했어요. 국가보훈부도 "신임 관장은 독립운동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고 뉴라이트 인사가 아니다"라고 했어요.  

 반발 : 독립운동가들의 후손 단체인 광복회는 김 관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어요.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어요. 광복회는 오는 15일 광복절 경축식은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한 영빈관 오찬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건국절 논란까지 : 역사 논쟁에 있어서 좌우가 첨예하게 갈리는 부분은 우리나라 정부가 언제 세워졌는가 하는 거예요. 좌파에서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를 정통 대한민국 정부의 출발점으로 봐요. 반면 우파에서는 1919년은 '임시' 정부이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정식 대한민국 정부가 시작됐다고 보는 거고요. 그래서 그날을 "건국절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요. 김 관장도 지난해 12월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은 시작되었다. 그래서 광복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광복회는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삼으면 그 이전엔 대한민국이 없었다는 뜻으로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반대하는 거예요. 그게 '뉴라이트'라고 하면서요. 

8일 일본 남서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일어났어요. 집 열채 정도가 부서지고, 돌이 떨어져 일부 도로가 막혔어요. 10여명이 다쳤어요. 최고 높이 50cm의 작은 쓰나미도 일어났어요. 지진 규모에 비해서 피해는 적었어요. 다음날인 9일에도 수도 도쿄 서쪽 앞바다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있었어요. 역시 피해는 가벼웠어요. 하지만 일본 정부는 8일 첫번째 일어난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의 전조일 수도 있다면서 '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령했어요. 지자체들은 대피소를 개방하고, 신칸센도 속도를 낮춰 운행하고 있어요. 해수욕장을 폐쇄하는 곳도 속출했어요. 기시다 총리는 예정됐던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도 긴급 취소했어요. 여기에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마리아까지 상륙했어요. 이번 주말까지 정부도 지자체도 초비상이 걸렸어요. 

 난카이 대지진? : 난카이는 한자 '남해'의 일본어예요.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까지 바다 속 4000m 깊이에 길게 V자형 깊은 골짜기가 이어져 있어요. '난카이 해구'예요. 필리핀 아래에 있는 필리핀판이 일본 열도가 있는 유라시아판 밑을 파고 들면서 거대한 판과 판이 맞부딪히는 곳이죠. 여기서는 100년에서 150년 간격으로 한번씩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어요. 1944년과 46년에 난카이 대지진이 일어나 14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었어요. 앞으로 다가올 지진은 훨씬 더 규모가 클 것이라고 했어요. 난카이 해구와 가까운 곳의  미야자키현 지진이 혹시나 대지진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거죠. 확률은 몇백분의 일도 안 되지만 일본인들은 지금 그 '몇백분의 일'을 걱정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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