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가 '개미'들 단비가 될까?

지난주 금요일부터 미국 경기 침체의 공포가 우리 증시를 강타했었죠. 검은 금요일을 거쳐 월요일인 5일까지 역대 최대폭이란 기록을 세우며 주가는 폭락했었고요. 이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그 '널뛰기 증시'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해요. 게다가 떨어질 때는 '털썩' 오를 땐 '찔끔'이라는 허약한 우리나라 증시의 민낯을 보여줬고요. 이런 분위기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1400만명의 주식투자자들이에요. 이때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아예 폐지하자는 강공을 펴고 있어요.

문재인 정부 시절에 만들어졌어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내세웠죠. 2023년부터 시행되기로 했다가 당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자 2년 유예했어요. 2025년 1월 시행하기로 예정되어 있어요.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사람에게 20%에서 25%까지 세금을 물리는 거예요. 주식투자자들은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짙은 이런 와중에 세금까지 물리려고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거고요.

그 금투세가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됐어요. 금투세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고, 22대 국회 국민의힘 1호 법안이기도 해요. 최근 정부가 내세운 3대 세법 개정안 가운데 하나이고요. 개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오랜만에 국민의힘이 정책 주도권을 잡은 꼴이에요. 한동훈 대표는 "이런 상황에 금투세 시행은 '퍼펙트 스톰(동시다발적인 최대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에 초당적인 논의를 하자고 제의했어요. 대표끼리 토론도 하자고 했어요. 대통령실도 거들며 "금투세가 시행되면 1400만명의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어요.

민주당의 스탠스가 아직 좀 애매해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강경하게 반대했어요. "증시 폭락은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인데 그걸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데 이용하려 한다"고 했어요. 민주당의 전통적인 당론이기도 하죠. 진 의장의 블로그에는 수천명이 개미들이 몰려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런데 지금 대표 경선을 치르고 있는 이재명 후보는 "금투세의 면세 한도를 더 늘리고 시행 시기도 고민해야 한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어요. 이 후보는 다음 대통령 선거를 대비해서 중도층을 확장하기 위해 정책 방향이 약간 '우클릭'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전당대회가 끝나고 대표가 확정돼야, 물론 이 후보의 승리가 확실하지만, 금투세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요.

결국은 

주식 등의 투자로 한해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전체 투자자의 1% 정도에 불과해요. 14~15만명 정도죠. 하지만 개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큰손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거예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 손해는 개미들이 고스란히 떠 안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주식시장이 폭락했다고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식이라면, 경제가 어려우니 소득세나 부가세도 다 없애자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거죠. 게다가 금투세를 폐지하면 한해 4조원 이상의 세금이 덜 걷히게 돼요. 지금 수십조원대의 세수 부족으로 '나라 곳간'은 이미 텅 비워진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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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군정보사령부의 비밀정보원인 '블랙요원'들의 명단이 유출된 사건이 있었죠. 그 정보사의 랭킹 1위인 사령관과 2위인 여단장이 서로 맞고소하는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어요. 준장인 여단장이 정보사의 서울 시내 안가에 예비역들로 구성된 민간단체를 들였어요. 소장인 사단장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추궁했고요. 사단장은 "방 빼라", 여단장은 "못 뺀다" 격한 다툼이 일어났어요. 그러자 사단장은 여단장에게 결재판을 던졌고, 여단장은 "비전문가가 오니 공작이 안 된다"며 맞섰어요. 급기야 여단장은 사단장을 '폭행죄'로, 사단장은 '상관 모욕죄'로 서로 고소하기에 이른 거예요. 계급이 낮은 여단장은 육사 47기, 사단장은 육사 50기예요. 후배가 상관으로 오면서 갈등이 생겼다고 해요. 게다가 여단장은 정보사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블랙요원' 출신이에요. 그동안 정보와 별 관계 없던 사단장이 상관으로 오면서 반목은 심해졌어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광개토 사업'이라는 군 기밀 공작 이름도 누출됐다는 거예요.

 광개토 사업 : 여단장이 고소장을 쓰면서 이 이름이 공개됐어요. 여단장은 비밀사무소에 예비역이나 민간인들을 들여 휴민트(인적 정보)를 운영하려 했어요. 은밀성을 높이고 유사시 정부 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죠. 중국 동북지방을 배경으로 한 대북공작을 하려 한것으로 보여요. 여단장은 이런 팀을 만들려는 계획을 사단장을 '패싱'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직보했다는 말도 들려요. 장관실은 부인했고요. 어쨌든 기밀 작전명, 사무실 존재, 작전 내용까지 고스란히 드러났어요. 정보사, 이러니 불랙요원 명단이 줄줄이 새 나가고 있는 거예요.

민주당 해리스 대통령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백인 남성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선택했어요. 미네소타주는 광활한 농업지대를 품고 있어요. 흑인 여성에 반감이 있는 백인 남성, 농민들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어요. 월즈는 서민에 평범한 교사 출신이에요. 상류층과 아이비리그 졸업자가 즐비한 미 정치권에서 군복무까지 마치고 주립대를 졸업한 것은 특이한 경력이에요. 오하이오 흙수저 출신으로 시련과 역경을 겪고 성공 스토리를 쓴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의 대항마로도 효과적이라는 거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 그가 만든 '기괴한(weird) 트럼프'라는 캠페인이 밈이 되어 인기를 끌었고, 트럼프의 저격수로 등장했어요. 이로써 해리스와 월즈, 트럼프와 밴스의 미 대통령 선거 대진표가 확정됐어요. 11월 5일까지 이제 석달 남았어요. 

 "급진 진보" vs "기괴한 보수" : 보통 진보와 보수 성향의 대통령 후보가 정해지면 부통령 후보는 중도 성향을 고르는 경향이 있죠. 이번엔 아니에요. 월즈는 부자감세 반대, 낙태 지지, 무상급식과 성소수자 보호까지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인사로 알려졌어요. 트럼프 측에서는 해리스와 함께 묶어 "래디컬 좌파"라고 맹공했어요. 트럼프의 추종세력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책임질 밴스는 낙태와 이민 이슈에서 초강경 입장을 지녔어요. 트럼프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색채를 더한 거죠. 해리스 측에서는 "기괴한 MAGA"라고 불렀어요. 중도는 사라지고 강성 보수 대 강성 진보의 색깔론이 짙어졌어요.

 누가 유리? : 해리스가 치고 나가는 추세예요. 새로 나온 여론 조사에서 해리스가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48%를 3%p차로 앞섰어요. 2주 전 처음 레이스에 뛰어들었을 때와 비교해 지지율이 4%p 올랐어요.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서도 트럼프를 앞섰고요. 물론 뒤늦게 후보가 되어 일시적으로 인기가 올라가는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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