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은 없다?

 

지난 1일 밤 9시 반쯤 시청역 근처 한 호텔 주차장을 나서던 승용차가 역주행 길로 들어서며 갑자기 속도를 냈었죠? 무려 9명의 사망자를 내고 운전자 차모씨를 포함해 7명이 다친 큰 사고를 냈어요. 오랜 버스 운전기사 경력의 차씨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했었고요. 30일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어요. 차씨는 구속됐어요. 차씨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여요. 경찰은 사고 당시 차씨가 신었던 신발 밑창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어요. 

전자제어장치와 자동변속기가 달린 자동차가 정차 중인 상태에서 운전자 의지와 상관없이 급가속 발진하는 현상이죠. 1980년대 초 기계식 중심의 엔진에 전자제어장치를 넣으면서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0건에서 100건 정도의 급발진 사고가 신고돼요. 실제로는 몇배가 더 많겠죠. 전문가들은 90% 이상이 운전자 실수일 것으로 봐요. 하지만 급발진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지난 40년 동안 재판에 넘겨진 '급발진 의심' 사건 가운데 운전자가 이긴 경우는 한 건도 없었어요. 

국내 제조물책임법은 운전자가 직접 차량의 결함을 입증해야 해요. 전문 지식이 없는 운전자가 전자제어장치의 문제점을 밝혀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요. 대부분 5~6초에 끝나는 상황을 블랙박스에 의지해 증명하기도 힘들고요. '매우 기울어진 운동장'이죠. 2022년 '강릉 급발진 사고'로 숨진 12살 이도현 군의 이름을 딴 제조사에 입증 책임을 물리는 일명 '도현이법'이 국회에 올라있어요. 미국은 차량 제조사가 자기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요. 운전자가 승소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예요. 

'시청 앞 사고' 운전자 차씨는 68세예요. 또 최근 급발진 사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령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고요. 지난 10년간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 400건을 조사해 봤더니 60대가 30%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50대였어요. 70대 이상은 12% 정도 됐고요. 급발진 신고자 절반 이상이 50대 이하였어요. 다양한 연령층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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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요원 신상이 유출됐다 

한달 전쯤 국군방첩사는 국군정보사령부의 첩보요원 신상이 유출된 것을 확인했어요. 정보사를 조사하다가 군무원 A씨를 특정했어요. 그의 컴퓨터에는 각종 기밀 보안자료가 차곡히 들어있었어요. 조사 결과 A씨가 군사기밀 파일을 조선족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어요. 중국에 다녀온 기록도 확보했어요. 방첩사는 그 조선족이 북한 정찰총국 정보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요. A씨를 통해 흘러 나간 정보사 요원 신상정보는 수백건에서 수천건이나 돼요. 이 가운데는 해외에서 위장신분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블랙요원 정보원들도 포함됐어요. 우리 측 요원의 정보가 공개되면 그들의 안전이 위험해질 뿐만 아니라, 현지 협조자 신상도 줄줄이 노출될 수 있어요. 이미 중국과 러시아 등 민감 지역에서 암약하던 몇몇 정보원은 급거 귀국했어요. A씨는 군 간부 복부를 마치고 군무원으로 재취업했어요. 열람 권한이 없던 기밀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내부 조력자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어요. 군사법원은 A씨를 기밀유출 혐의로 구속했어요. A씨는 자기 컴퓨터가 해킹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뻥뻥 뚫리는 : 2017년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해킹돼 참수작전과 미국이 제공한 대북정보 등 1500만장 분량의 기밀이 북으로 넘어갔어요. 2018년에는 정보사 공작팀장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비밀 요원의 정보를 건당 100만원에 중국과 일본에 넘겼어요. 2022년에는 육군 특전사 현역 대위가 북한 공작원에게 비트코인을 받고 군사기밀을 유출했어요. 올 초에는 인도네시아 외국인 노동자가 국산전투기 KF-21 기밀을 USB에 담아 여러 차례 빼돌렸다가 적발됐었어요. 

남미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서 대표적인 반미 좌파의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어요. 29일 오전 "80%가량 개표된 가운데 51%의 득표를 했다"며 선관위는 그의 당선을 확정했어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 우루티아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선거 당일 출구 조사에서도 2배나 앞섰었는데, 결과가 정반대로 뒤집힌 거예요. 야당과 시민, 그리고 언론까지 일제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어요. 개표 과정에 야권 측 참관을 거부했고, 개표도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이뤄졌다고 했어요. 투표 과정에서도 유권자 실어 나르기, 먹거리 제공, 투표 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대리투표도 자행된 것으로 전해졌어요. 중남미 우파 정권들은 대사관을 철수하며 항의했고, 같은 좌파 정권인 브라질, 멕시코에서도 "공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냄비 두드리는 : 시끄러운 소리가 주택가마다 울려 퍼졌어요. 중남미 특유의 항의 시위죠. 성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왔어요. "내 표가 도둑맞았다"며 재검표를 요구했어요. 화염병을 던지고, 마두로 선거 포스터를 찢었어요. 곳곳에서 총소리도 들렸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쐈어요.

 마두로는 : 버스기사, 노조위원장 출신이에요. 2013년 좌파 지도자 차베스 대통령이 암으로 사망하자 그 뒤를 이었어요.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에요. 하지만 마두로의 방만한 '돈 뿌리기와 퍼주기' 정책으로 경제는 급속히 가라앉았어요. 한때 물가 상승률이 65000%, 650배나 뛰기도 했어요.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가 됐어요. 민심이 마두로를 떠난 결정적인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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