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이 행진'은 계속된다.

국회에서 무제한 토론이라는 필리버스터가 무한반복하고 있어요. 25일부터 시작해 이미 엿새째예요. 야당이 이른바 '방송 4법'을 하나씩 차례대로 상정하고, 여당은 그때마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막고 있는 형상이에요.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이미 3건의 법은 통과됐어요. 이제 한개의 법안만 남았는데, 여당은 여전히 필리버스터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에요. 그런데 이 법안들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할 것이 뻔해요. 결국 여야는 그 법안들의 최후를 알면서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서로 버티고 있는 꼴이죠. 국민의힘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여야 모두를 향해 "죽음의 굿판,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라"고 촉구했어요. 

KBS, MBC, EBS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늘리자는 것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현재의 2명에서 4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예요. 민주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의 사장이 바뀌는 악순환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당장 MBC 사장 선임 등을 놓고 여야가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권력 다툼으로 비치는 것도 사실이죠.

방통위원장 후보 청문회가 꼬박 사흘간 치러졌어요. 보통 장관급 청문회는 하루나 이틀이면 끝나지만 이례적으로 길어졌어요. 그렇다고 큰 이슈가 있는 것도 아니요.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이 후보가 대전MBC 사장 시절 사용했던 법인카드 내역이에요. 야당 의원들은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어요. 이것 역시 이 후보가 방통위원장이 되어서 MBC 사장을 뽑는 이사 선임을 관장하는 것을 막겠다는 거죠. 국회 청문회는 그냥 절차일 뿐 윤석열 대통령은 이 후보를 방통위원장으로 선임할 것이 확실해요. 그럼 이 후보는 MBC 이사만 선임하고 바로 물러날 수도 있어요. 야당이 탄핵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죠. 같은 이유로 이동관 김홍일 방통위원장도 사퇴했었어요. 방통위원장의 탄핵과 사퇴도 무한반복 중이에요. 

민주당은 방송 4법에 이어 당론으로 결정한 노란봉투법, 전국민지원금법안 등도 직권으로 상정하겠다고 했어요. 국민의힘은 역시 필리버스터로 막겠다고 했어요. 이 법안들도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사라질 거예요. 역대 최악이라는 비난을 들었던 21대 국회에서도 필리버스터를 거친 법안 통과는 4년 동안 5건에 불과했어요. 22대 국회에서는 2달 만에 이를 넘어 설 것으로 보여요. 이후 채상병 특검법안, 김건희 특검법안 등 정치적 법안들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요. 산더미 같은 민생법안들은 뒷전으로 밀렸어요. 국회의원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 국정감사가 9월부터 시작하지만, 여야 모두 이를 준비할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참으로 기묘한 국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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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여행상품을 샀다가 돈만 날리게 된 소비자들, 물건을 팔고도 정산받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입점 업체들. 이제나저제나 해결될까 기다렸지만, 사태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어요. 이들 기업을 소유한 큐텐 구영배 대표가 29일 법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어요. 자신이 가진 42% 큐텐 지분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해 700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몇시간 지나지 않아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어요. 회생 신청을 했다는 것은 자체 회복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뜻이죠. 그 지분이라는 것이 지금 분위기로 볼 때 장내 매각하거나 사모펀드나 기관 등에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 법원이 회생 신청을 받아들이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돼요. 채권 등이 모두 동결되기 때문에 입점 업체들이 대금을 청산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죠. 만약 회생 절차 중에 빚을 깎아 준다는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아예 파산할 수도 있어요. 티몬과 위메프는 이미 자본 잠식 상태이기 때문에 자산을 팔아 빚을 갚을 수도 없어요.

 결국은 : 정부가 우선 56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피해 소상공인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는 건데,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지도 의문이에요. 5월까지 정산 못한 액수는 2천100억원을 넘고, 6월과 7월에 돌아오는 거래분을 합하면 5천억원을 훌쩍 넘어 1조원대까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피해 업체들은 줄도산을 걱정하고 있어요. 피해자들은 구 대표 등을 형사고발 했고, 검찰도 경찰도 수사팀을 꾸렸어요.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를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고 있다." 국정원이 국회에서 밝혔어요. "활동의 70%가 군사 분야인 것으로 보아 제국주의와 싸우는 모습을 통해 김정은의 후계자로 하려는 것 같다"고 했어요. "북한 언론이 김주애에게 후계자나 수령에게만 쓰는 '향도'라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봐서 후계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져 가는 것 같다"고도 했어요. 하지만 아직 확정하지는 않아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여운을 뒀어요. 김주애는 2013년생, 이제 겨우 11살이에요. 손위 오빠도 있다는 첩보도 있지만, 정보당국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요. 

 "김정은은 고도 비만" : "몸무게가 140kg에 달하고 체질량 지수가 정상 25를 크게 넘은 40 중반이 된다"고 국정원은 말했어요. "현 건강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가족력인 심혈관 계통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어요. 스트레스와 담배 술 등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약제가 아닌 해외에서 약제를 동향도 포착됐다고 했어요. 하지만 김주애 후계설이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어요. 

 북한도 홍수 : 북한 압록강 주변에 최근 이틀 새 500mm가 넘은 큰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어요. 60년 만의 최대 폭우라고 해요. 중국과 가까운 압록강이 흘러넘치면서 국경지대 곳곳이 물에 잠겼어요. 집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고 5000여명이 고립됐어요. 김정은도 SUV를 타고 직접 수몰 현장을 찾아 4200여명의 사람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지휘했다고 북한 언론이 밝혔어요. 사상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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