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어산지가 자유를 찾았어요. 14년 만이에요. 

영국에서 오랜 수감 생활을 하던 줄리언 어산지가 결국 미국 정부와 합의하면서 풀려났어요. 27일 미국령 사이판 법원에 출석한 어산지는 간첩죄를 시인하고 62개월의 형을 선고받았어요. 다만 영국에서 갇혀있던 62개월이 복역 기간으로 인정되면서 바로 석방된 거죠. 어산지는 호주로 돌아가 가족과 재회했어요. 도피 14년, 망명과 수감 생활로 갇혀 지낸 지 12년 만이에요.

'우리는 정부를 공개한다.(We open governments)' 이런 모토로 2006년 내부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만들었어요. 2010년 중동의 민주화 혁명 '아랍의 봄'도 이 사이트에서 정부 지도층의 적나라한 부패 사실을 공개하면서 촉발됐어요. 그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2010년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의 군사기밀 수십만건을 공개하면서예요. 그 중에서 가장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헬기가 로이터 기자 2명을 비롯한 민간인 12명을 무차별 사격으로 숨지게 한 영상이었어요. 미군 당국은 무장세력이라고 발뺌했지만 거짓말한 것이 드러났어요. 미 법무부는 어산지를 기소하려 했고, 그는 도피했어요.

스웨덴을 거쳐 영국으로 갔어요. 2012년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영국 대사관에 망명했어요. 이후에도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자국 대사관과 주고받은 문서 25만건도 입수해 공개했어요. 2016년엔 미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캠프가 주고받은 이메일 수천건도 폭로하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 당선에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미 정부는 간첩법 위반 등 18건의 혐의로 그를 기소했어요. 모두 인정되면 최대 175년의 징역형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해요. 2019년 에콰도르가 어산지의 망명을 취소했고, 영국 경찰이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그를 체포했어요.

어산지의 폭로는 '국가안보'와 '언론 자유의 허용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물음을 전 세계에 던졌어요. 시민단체는 그의 폭로는 공익에 부합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수정헌법 1조에서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미군의 잘못은 국민이 알아야 할 권리라는 거죠. 반면 미 행정부는 그의 폭로로 파병 군인뿐만 아니라 미군을 돕던 수많은 협력자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어요. 언론 자유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국가안보를 해쳤다고 했어요.  

호주 정부가 끈질기게 미국 정부를 설득했어요. 바이든 대통령이 받아들였어요. 플리바게닝, 즉 어산지가 간첩죄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풀어주는 조건을 합의한 거예요. 플리바겐은 피의자가 수사에 도움을 주거나 유죄를 인정하는 경우 검찰이 형량을 낮추거나 조정해 주는 거예요. 미국 형사 사건의 90%가 이런 식으로 해결돼요. 피의자는 오랜 기간 재판을 받는 것을 피하고 형량을 줄일 수도 있죠. 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받을 수 있는데, 더 높은 형량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죄인 사람들이 유죄를 인정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산지 변호인은 "어산지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위한 투쟁으로 막대한 고통을 겪었다"며 석방을 반겼어요. 인권단체와 국경없는기자회 등도 '언론 자유의 승리'라고 환영했어요.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어산지가 간첩죄라는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당국자들이 기밀로 분류하는 군사 정보 외교에 대한 보도가 크게 위협받게 됐다고 지적했어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기밀에 대한 취재 활동이 범죄로 간주됐다는 거죠. 언론인들의 안보 사안에 대한 취재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결국 미국 헌법의 '표현의 자유'도 심각하게 침해받았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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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씨의 친형이 박씨의 돈 수십억원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죠? 그런데 두 형제의 아버지는 "그 돈을 내가 관리했다"고 주장했었어요. '친족상도례'를 악용해 형의 처벌을 막으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었어요.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어요.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동거 중인 친족이 사기 횡령 배임 등 재산범죄를 저질러도 형을 면제받도록 하는 조항이에요. 71년 전에 만들어진 이 법조항은 가정일에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어요. 헌재는 "이제 친족간 관계가 일반화하기 어려운데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어요. 농경사회에서 재산은 공동소유라는 의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핵가족이나 개인 중심으로 된 시대 변화를 반영한 걸로 풀이돼요. 지적장애인이 아버지가 사망한 뒤 함께 살게 된 삼촌에게 재산을 빼앗긴 경우처럼, 취약한 지위에 놓인 사람들이 자신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이렇게 되면 : 박수홍씨 아버지의 경우는 자신의 말이 맞다면 횡령을 자백한 꼴이 돼요. 다만 '법이 바뀌기 전의 행위'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처벌은 면제돼요. 프로골퍼였던 박세리씨도 아버지가 재산을 빼돌렸다는 논란이 일었어요. 박씨가 운영하는 재단은 아버지가 재단 도장을 몰래 만들어 사용했다며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했어요. 재단의 돈은 친족상도례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횡령이 있다면 처벌받을 수 있어요.

남미 볼리비아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26일 낮 3시, 수니가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탱크와 장갑차를 끌고 수도 라파스 무리요 광장 앞에 나타났어요. 대통령궁과 국회 등이 몰려있는 곳이죠. 수니가는 "소수 엘리트 집단이 조국을 붕괴시켰다"며 "진정한 국민의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했어요. 쿠데타군들은 장갑차로 대통령궁 입구를 부수고 진입했어요. 몰려든 시민들을 해산하려고 최루가스를 쏘기도 했어요. 모두 TV로 생중계됐어요. 대통령궁에서 수니가는 아르세 대통령과 대면했어요. 아르세 대통령은 "통수권자로서 이런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으니 철군하라"고 요구했어요. 두사람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물러가라"고 소리쳤어요. 이 모습도 유튜브를 통해 중계됐어요. 대법원, 경찰, 노조.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따라 군을 성토했어요. 결국 쿠데타 병력은 오후 6시쯤 철수했어요. 수니가도 체포됐어요. 아르세 대통령은 대통령궁 발코니에 나타나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어요. 시민들은 볼리비아 국가를 불렀어요.

 쿠데타는 왜? : 수니가는 쿠데타 전날 합참의장에서 해임됐어요. 이에 불만을 품고 병력을 동원한 것으로 보여요. 그런데 수니가는 경찰에 체포되면서 "대통령이 장갑차 동원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어요. 경기침체로 인기가 땅에 떨어진 아르세 대통령이 자작극을 벌였다는 거죠. 군을 몰고 대통령궁까지 들어갔으나 아르세 대통령을 체포하지도 않았어요. 볼리비아 정부는 "수니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어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낸 회고록의 일부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어요.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한달여쯤 지난 12월, 국가적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렸어요. 김 전 의장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한 상황을 회고록에 적었어요. 김 전 의장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강한 의심이 있다,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했어요. 김 전 의장은 "깜짝 놀랐다.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왔다"고 했어요.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어요.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대통령과 독대해서 나눴던 얘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어요,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까지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덧붙였어요. 

본격적인 휴가철이죠. 중국으로 여행 가는 사람도 많을 거고요. 중국 공안당국은 1일부터 국가 안전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 현장 검문과 체포 구금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어요. 국정원은 중국 체류 교민이나 출장 여행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어요.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VPN(가상사설통신망)을 통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을 이용하다간 불심검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어요. 특히 중국 공안은 '중국의 경제 쇠퇴', '외국자본 배척', '민영기업 탄압' 등을 유포하면 단속 처벌한다는 방침을 공표했어요. 스마트폰 노트북에 저장된 메시지 사진 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요. 만약 불심검문을 당했을 경우 공안 등과 싸우지 말고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알려 도움을 받으라고 했어요. 

"크림반도를 '크름반도'라고 쓴 이유가 있나요?" 라는 피드백이 있어요.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하고 있고,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땅이죠. 러시아 침범이 있자 2022년 3월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우크라이나 지명이 러시아 발음으로 잘못 쓰이고 있다며 고쳐달라는 요청을 했어요. 수도 '키예프'는 '키이우'로, '크림반도'는 크름반도'라고 했어요. 국립국어원은 '키이우'는 받아들이고, '크름'은 우크라이나 철자로도 '크림'으로 읽힌다며 '크림'이 일관성이 있다고 했어요. 이후 언론사별로 '크림반도'로 그대로 쓰거나,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들여 '크름반도'로 쓰는 등 혼용하고 있어요.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주말 잘 쉬시고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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