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

지난 1일 한 유튜버는 20년 전 성폭행 사건의 '대빵'이라며 경북 청도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30대 남성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어요. "딸 낳고 잘살고 있다"고 말했어요. 이 남성에 대한 비난 댓글이 쏟아졌고, 식당에는 별 한개를 주는 리뷰 테러가 이어졌어요. 식당은 문 닫았어요. 이틀 뒤인 3일에는 외제차 딜러로 일하고 있는 다른 남성을 공개했어요. 이 남성은 회사에서 해고됐어요. 이 영상의 제목이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예요. 다른 유튜버는 제3의 인물을 찾아내 얼굴, 이름, 직장 그리고 가족들을 영상에 담았어요. 대기업에 다니던 이 사람은 임시발령 조치됐어요. 모두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에요.

2004년 1월 밀양에서 남학생들이 한명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에요. 쇠파이프로 내려친 뒤 기절한 이 여학생에게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요. 이런 장면을 촬영해 "신고하면 퍼뜨리겠다"고 협박했어요. 이런 짓은 1년간이나 지속됐는데 무려 100명이 넘는 사람이 연루됐어요. 검찰은 직접 가담한 44명을 사법처리했는데 그중 10명만 재판에 넘겼어요. 이들도 잠시 미성년자  교정시설에 감금됐다가 모두 보호관찰로 풀려났어요. 형사처벌은 없었고, 전과도 남지 않았어요. 피해 여학생만 평생 트라우마 속에서 굴곡진 삶을 살았어요. 

네티즌들이 관련된 이야기들을 퍼 날랐어요. 당시 이 사건을 처음 수사했던 경찰은 여학생에게 "네가 먼저 꼬리친 것 아니냐? 밀양 물 다 흐려 놓았다"라고 했어요. 당시 가해자를 옹호하며 여학생을 조롱했던 한 남성은 경찰이 됐어요.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 가족에게 "딸자식을 잘 키워야지, 꼬리치는데 안넘어가는 남자애가 어디 있나"라고 했어요. 이들까지도 신상이 공개되고 네즌들의 공격이 잇달았어요. 

온라인상에서 신상이 유포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는 사실상 '처벌'일 수 있어요. 게다가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인들이 범죄자의 정보를 공개하고 폭로하는 것은, 사적인 제제이고 처벌이에요. 엄연히 불법이죠. 하지만 네티즌들은 환호했어요. "정의구현이다"라면서 통쾌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어요. 사적 제재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는 적었어요. 호응에 힘입은 유튜버는 44명의 명단을 하나씩 모두 공개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런 공개가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는지 논란이 일었어요.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보기도 했어요. 

피해자는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는 잘 산다는 사실에 분노했어요. 검찰 법원 모두가 집단 성폭행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고 피해자만 만신창이가 됐다는 거죠. 여기에는 범죄에 걸맞는 단죄를 못하는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어요. 밀양 성폭행 가해자들을 보호관찰로 풀어주며 당시 재판부는 "청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이나 충동적 집단 심리로 인해 저지른 우발적 측면이 있다"라고 했었어요. 사법 정의가 무너지니 불법으로라도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이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거예요.

2010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조그만 마을에서 11살 소녀를 남성 20명이 4개월에 걸쳐 집단 성폭행했어요. 이들 중에는 10대 미성년자도 있었어요. 재판에 넘겨진 그에게 검사가 무기징역을 구형했어요. 그러자 배심원들은 "착한 소년으로 봐서는 안 된다, 한마리 개일 뿐"이라면서 더 엄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어요. 변호인이 "소녀가 이들을 먼저 유인했고, 가해자 나이가 어리다”고 선처를 호소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나머지 공범들도 99년형의 종신형에서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어요. 미국은 성범죄를 살인에 버금가는 중범죄로 다뤄요.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특히 미성년자 성범죄자에게는 징역 25년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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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반쪽'이었어요.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단독으로 열렸어요. 야당 의원끼리만 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어요. 국민의힘 의원 108명은 '원 구성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어요. 회의장 밖에서 "의회 독주를 중단하라"며 농성을 벌였어요. 우 의장은 7일 자정까지 여야가 원 구성을 합의하라고 요청했어요. 민주 정치의 중심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 그리고 양보는 사라졌어요. 대신 거부, 대립, 농성 만이 남았어요. 22대 국회가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며 출발했어요. 

 원 구성 : 국회에는 18개의 상임위원회가 있어요. 상임위원장을 정하고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배치하는 것이 원 구성이에요. 여야는 의석수대로 상임위원장 배분을 민주당 11개, 국민의힘 7개까지는 합의했어요. 하지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요. 법사위는 각종 법안을 본회의로 보내는 '관문'이고,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둬요. 대통령실을 향한 여러개의 특검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는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형편이에요. 민주당은 원 구성이 합의 안 되면 4년 전처럼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나가겠다는 입장이에요. '총선으로 나타난 민심'이라고 했어요. 국민의힘은 그게 '거대 양당의 입법 독재, 의회 독주'"라고 주장하는 거고요. 

지난해 우리나라 한 사람이 벌어들인 소득, 국민총소득(GNI)이 3만6194달러로 일본 3만5793달러를 아슬아슬 추월했어요. 인구 5000만명이 넘는 나라 중에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여섯번째예요.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인구수로 나눈 거예요.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데, 주로 국가 간에 생활수준을 비교할 때 많이 쓰는 지표죠.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수년 안에 선진국 수준인 4만달러도 달성할 것이라고 했어요.

 한일 역전 : 한국의 성장과 일본의 침체가 크로스했어요. 일본은 1990년대 일찌기 3만달러에 들어갔고, 1995년에는 4만5천달러였어요. 당시 한국은 1만2천달러 수준이었어요. 일본은 5만달러까지 찍은 뒤 장기 침체에 들어갔어요. 거품의 붕괴였어요. 불황이 닥치면서 소비는 줄고 기업은 투자하지 않았어요. 일본이 다시 3만달러 중반대로 떨어지는 동안 한국의 1인당 소득은 3배로 뛰어 올랐어요. 

 여기에 : 이번에 한국은행은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꾸면서 소규모 사업장 등 과거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소득을 최대한 반영했어요. 전자상거래, 유튜버 등 1인미디어, 공유공간 사업체 등이 포함되면서 전체 소득이 훌쩍 늘어난 것이죠. 일본 엔화값이 떨어진 '슈퍼 엔저'도 한몫했어요. 달러로 환산하면서 일본인들의 소득이 뚝 떨어졌어요. 

"앞으로 5년 새 '1.5도'가 깨질 것이다." 그 확률이 80%나 된다는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가 나왔어요. 2015년 파리협정에서 정한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그 마지노선이 턱밑으로 다가왔어요. 5년 동안 1.1도에서 1.9도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했는데, 당장 올해부터도 가능하다는 얘기예요. 5년 평균이 1.5도 이상 될 확률도 40%를 넘었어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23년은 1.45도 높았어요. 사실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평균치 온도는 1.63도로 1.5도를 이미 넘어섰어요. 북극의 온난화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측했어요. 해수면이 올라가고 지구 이상기후를 유발하는 매우 심각한 변수죠. 인간의 활동, 특히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급속도로 앞당기고 있다고 했어요. 유엔은 "우리는 지금 지구와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어요. 하지만 일시적으로 1.5도 이상 올라간다고 해도 인간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다시 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우리나라도 : 예외가 아니에요. 4월 평균 기온이 14.9도로 지난 50년 이내 가장 높았어요. 일부 지역은 30도 이상 치솟기도 했어요. 3월에서 5월 사이의 봄철 평균 기온도 13.2도로 2023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았어요. 이 기간 바닷물 온도는 14.1도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예요. 바닷속 물고기들의 종류가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죠. 

6일 새벽 탈북민 단체가 경기도 포천에서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으로 보냈어요. 한국드라마와 나훈아 임영웅 노래가 담긴 USB, 1달러짜리 2천장도 들어있었어요. 경찰은 막지 않았어요. 북한은 지난달 말 오물 풍선 도발을 중단하면서 "대북전단을 보내면 백배의 오물량을 살포하겠다"고 위협했었어요. 정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서해 5도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포사격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어요. 오물 풍선이 날아오면 대북 확성기 방송도 하겠다며 준비를 마쳤어요. 북한에서는 아직 반응이 없어요. 9일부터 다시 북풍이 불어요. 북한이 과연 맞대응하며 나설까요? 

750명의 의대 교수 투표 결과 70% 가까이가 휴진에 동의했어요. 1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기능만 유지하고 외래 진료와 일반 수술을 모두 중단한다고 했어요. 서울대병원 계열 산하 서울대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센터까지 4개 병원이 참여해요. 정부가 사직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을 '철회'한 것을 문제 삼았어요. 철회는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거죠. 철회가 아니라 '취소'돼야 한다는 거예요. '정부의 '무도한 처사'가 끝날 때까지 무기한 휴진한다고 했어요. 다른 병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개원의 중심의 의협은 7일까지 총파업 투표를 진행하고 있어요. 6만명 가운데 이미 절반 가까이 투표하면서 역대 최고 투표율이라고 했어요. 오는 9일 투표 결과와 함께 집단행동 지침이 공개돼요.  

피드백에 "액트지오라는 회사가 세계적 심해탐사 기업이라고 하셨는데..."라면서 팩트체크해 달라고 한 글이 있었어요. 사실 정부의 발표문을 그대로 인용해서 썼습니다. 확인해 보지 않았다는 점이 내내 찜찜했습니다. '동해 140억배럴 석유'를 놓고 기대에 부풀면서도 과연 진짜냐 하는 의심의 시선도 있죠. 온라인상에는 액트지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마침 액트지오의 창업자이자 고문인 아브레우 박사가 한국에 왔어요. '한국인들에게 명확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7일 기자회견도 연다고 했어요. 액트지오 실체와, '140억배럴과 20% 성공 확률'이 나오게 된 근거 등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업클도 정부 발표 등을 그대로 싣지 않고 한번 더 걸러보고 체크해보는데 더욱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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