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HBM 전쟁, 총소리가 울렸습니다.

삼성전자가 갑자기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을 바꿨어요. 전영현 부회장이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이 됐어요. 인사철도 아닌 데다, '원포인트' 인사만 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에요. 최근 야전사령관인 임원급들을 주말 근무시키면서 비상체제를 갖추더니, 아예 총사령관까지 교체했어요.  반도체 기업의 강자 '삼전이 '위기'를 선포한 것으로 해석됐어요.  

지난해 반도체 산업에서 15조원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서 2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내면서 부활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됐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발 더 들어가면 아쉬움들이 보여요. 무엇보다도 미래 먹거리라고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밀렸어요. AI 반도체를 석권하고 있는 엔비디아에는 SK의 HBM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어요. 현존 최고 성능의 5세대 HBM도 이미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갔고요. 삼성의 HBM은 아직 엔비디아의 검증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어요. 엔비디아의 HBM 납품 경쟁에 일단 들어가는 것이 삼성의 최우선 목표예요. 올 수주 예상액만 10조원이 넘어요. 새로 삼성 반도체 수장을 맡은 전 부회장의 최대 임무가 바로 그것이에요.

D램을 수직적으로 쌓은 거예요. 한번에 데이터를 보내는 능력과 저장용량이 D램보다 10배 이상 커요. AI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GPU가 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최적의 파트너예요. SK는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어요.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HBM이 2022년 말 챗GPT가 나오면서 몸값이 껑충 뛰었어요.

삼성이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엔비디아와 SK가 단단하게 구축한 'HBM 동맹'은 쉽게 깨지지 않고 있어요. 현재 세계 HBM 시장은 SK가 50%, 삼성이 40%를 차지하면서 양분한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최고 사양의 5세대 HBM은 SK가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이익률은 50%나 돼요. SK가 올 1분기 매출이 삼성에 뒤져도 이익이 1조원이나 많은 것이 그 이유예요. 1차대전에서 패배한 삼성은 2차대전을 준비하며 뒤집기를 노려요. SK는 '경쟁력은 쉽게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굳히기에 들어간 거고요.

지난주 기술심포지엄에서 5세대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6세대 HBM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세계 최고 파운드리 회사인 TSMC는 SK와 손잡고 '차세대 HBM'을 공동개발 하기로 했어요. 이 6세대 HBM에 들어가는 D램을 쌓는 '베이스 다이'라는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미세 공정 기술이 있는 파운드리 도움을 받아야 해요. 전 세계적으로 이런 파운드리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삼성과 TSMC 밖에 없어요. SK가 경쟁 관계인 삼성과 손잡을 수는 없죠. 그런데 TSMC가 이 베이스 다이를 직접 만들겠다는 거예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설계 엔비디아- HBM 생산 SK- 조립 TSMC의 연합이었어요. TSMC가 그 틀을 깨고 HBM 패권까지 노려요. 크게 보면 전 세계 HBM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도전장을 던진 거고요. 세계 최고의 HBM 기술을 가진 SK, 반도체 설계와 HBM,  파운드리까지 모든 능력을 다 가진 삼성, 여기에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 회사 TSMC가 그 핵심 HBM 주도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어요. 초격차 대결에서 한번 패배는 영원한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요. 바야흐로 HBM 삼국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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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채팅방을 이용한 6만5천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카카오에게 15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어요. 역대 최대예요. 지난해 3월 한 사이트에서 오픈 채팅방 참여자의 실명과 전화번호 등을 판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었어요. 개인정보위는 690여명의 개인정보가 올라와 있었고, 해커는 적어도 6만5천건의 개인정보를 조회했던 것으로 확인했어요.

 어떻게 이런? : 오픈 채팅방은 익명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공개된 방이에요. 해커는 여기서 이용자의 임시ID를 알아내고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기능 등을 통해 이용자 정보인 회원일련번호를 파악했어요. 회원일련번호는 카카오톡 내부에서만 관리를 목적으로 쓰이는 정보로, 사원증 번호처럼 개인에게 주어진 고유 번호 같은 거예요. 이 두개의 정보를 결합하면서 개인정보 목록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개인정보위는 밝혔어요. 카카오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을 알면서도 신고하거나 이용자에게 알리지도 않았다고 했어요.

 카카오는? : 임시ID나 회원일련번호 등은 그 자체로 어떠한 개인정보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했어요. 숫자로 구성된 문자일 뿐,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거죠. '해커가 불법적으로 자체 수집한 정보까지 카카오가 책임질 수 없다'며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했어요. 회원일련번호로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에요.

"그 돈 받아 해외여행도 가고, 샤넬 선글라스도 산다." 이런 논란이 일기도 했던 실업급여를 정부가 손본다며 다시 입법예고 했어요. 5년 동안 2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최대 50%까지 수급액을 줄이고, 급여 신청 후 지급까지의 대기 기간도 현행 7일에서 4주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예요. 정부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가장 짧게 일하고 반복적으로 급여를 탈 수 있는 구조라고 했어요. 현재 실업급여 제도는 최소 180일만 일하면 받을 수 있어요. 세금 등 준조세를 떼지 않아 최저임금보다도 많은 하한선(189만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요. 실업급여를 노리고 잠시 취업했다가 고의로 태업해서 실직자가 되거나, 구직은 형식일 뿐 일자리를 회피하는 가짜 구직자도 드물지 않아요. 실업과 재취업을 반복한 실업급여 구직자가 연간 11만명, 그 지출액이 5000억원에 이른다는 정부 통계도 있어요. 

 하지만 : 이 법이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전 정부에서도 이런 법안을 올렸다가 폐기했었어요. 노동계의 반발이 심해요.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사용자가 '쪼개기 계약'을 밀어붙이면 노동자는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실업자는 본인 의지와는 관계없는 비자발 실업인 경우가 많아요. 반복 수급의 원인과 책임은 고용을 불안정하게 하는 기업과 정부에 있는데, 오히려 노동시장 약자의 최소한의 안전망을 빼앗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승객 229명을 태운 여객기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어요. 3분 만에 무려 2km 가까이 급하강했어요.  날씨는 맑았고, 비행기는 평안하게 날던 중이었어요. 아무런 경고 방송도 없었고, 안전벨트 신호도 꺼져있었어요. 비행기가 갑자기 요동쳤어요. 걸어 다니던 사람들이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떨어졌어요. 누워있던 사람이 그대로 떠올라 선반에 부딪혔어요. 짐들이 떨어지고, 산소마스크도  쏟아졌어요. 영국 런던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비행기였어요. 10시간째 순항하다가 결국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했어요. 70대 영국인 한명이 심장마비로 숨졌고 80여명이 다쳤어요. 우리나라 사람 한명도 있었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왜 이런? : 난기류 때문이었어요. 기상학자들은 이상기후 탓이라고 했어요. 지구온난화로 아래쪽 대류권 온도가 올라가 쪽과 온도차가 커지면서 제트기류 교란현상이 심해진다는 거죠. 문제는 이런 난기류가 비바람 없이 맑은 하늘에 갑자기 일어나는 이른바 '청천 난기류'라고 했어요. 강한 상승기류와 하강기류가 동시에 생기면서 이 지역을 통과하는 비행기가 크게 흔들리는 거죠. 지난 70년대보다 55%나 이런 현상이 많아졌고,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어요. 난기류 지속시간도 더 길어질 것이고요. 안전벨트를 항상 매고 있어야 해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었어요. 매출 2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0%나 급증했어요. 주당 순이익도 6.12달러로 1년 전보다 4.5배나 증가했어요. 엔비디아는 AI칩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요. 빅테크들이 앞다퉈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사들이면서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고 있어요. 하반기에도 차세대 AI칩인 B100을 새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엔비디아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쭉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후 주식을 10대 1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했어요.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7% 이상 급등, 1000달러를 넘었어요. '천비디아'가 됐어요.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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