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갑자기 차장급 이상 고위직 검사 39명에 대한 인사가 났어요. 검찰의 총책 이원석 검찰총장도 몰랐어요.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 책임자들이 모두 갈렸다는 거예요. 이 총장이 명품백 전담수사팀을 만들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지 열흘 만이에요. 이들은 모두 승진했지만 일선 수사를 하지 않거나 '한직'으로 불리는 자리로 옮겼어요. 검찰 내에서는 '승진 당했다'라는 말이 돌았어요. 새로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이창수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총장 시절 대변인 역할을 한 이른바 '찐윤'으로 분류돼요. 이 지검장은 16일, 첫 출근하는 날 "김 여사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아무리 제대로 했더라도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요. 언론은 "왜 하필 이때냐?"고 검찰 인사를 비판했어요.  

 7초의 항의 :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이 총장은 '인사 내용을 알았냐'는 기자들 질문에 7초 정도 침묵했어요. 언론들은 '무언의 항의'로 해석했어요. 검찰청법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안을 만들 때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라고 되어 있어요. 지난 정권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조국 수사'를 하던 검찰 간부들을 다른 자리로 갑자기 옮기면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의논하지 않았어요. 그때 윤 총장은 "식물 총장이 됐다"며 격정을 토로했었어요. 똑같은 일이 반복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