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은 나의 선택이야

시사 뉴스레터 '업클'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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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의 자유

스토리

나의 몸은 나의 선택이야.

무슨 말이야?

프랑스가 여성에게 낙태할 자유가 있다는 조항을 헌법에 명시하기로 했어요. 헌법으로 낙태의 자유를 기본 인권으로 인정한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이에요.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 개정안이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찬성 780, 반대 72로, 찬성이 반대의 10배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했어요. 마크롱은 "프랑스의 자존심, 전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반겼어요. 여성 인권사의 한 획이 그어졌어요.

"나의 몸, 나의 선택"

광장에서 개헌 투표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로 보던 파리 시민들은 개헌안이 통과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했어요. 파리시는 에펠탑에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불을 밝혔어요. 프랑스에서는 이미 1975년부터 법적으로 낙태가 허용됐어요. 사실상 달라지는 것은 없죠. 하지만 최근 미국의 낙태권 후퇴 움직임을 보고 놀란 프랑스 시민들이 낙태할 자유를 최고법인 헌법에 못박기로 한 거예요.

미국의 후퇴?

2022년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한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50년 만에 폐기했어요.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별로 결정하게 했는데, 지금까지 21개주에서 사실상 낙태를 금지했어요. 지난달엔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냉동 배아도 어린이이며 이를 함부로 폐기하면 부당한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어요. 다른 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미국 여성과 진보 성향 사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요. 미국 대선에서도 낙태권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어요.

유럽에선?

낙태 허용 임신 기간이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폭넓게 낙태권을 인정하고 있어요. 독일 영국은 물론이고 바티칸 시국을 끼고 있는 세계 가톨릭의 중심축인 이탈리아에서도 낙태는 합법이에요. 물론 폴란드나 헝가리처럼 엄격하게 낙태를 금지하는 나라들도 있죠.

하지만

교황청은 프랑스의 낙태권 개헌 직전에 "누구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며 반대했어요. "생명 보호가 절대적인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어요.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낙태는 청부 살인자를 고용하는 것"이라며 맹비난했었어요. 낙태에 반대하는 파리 시민들은 "낙태는 자궁에 있는 인간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항의시위를 벌였어요.

우리나라는 어때?

2019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는 위헌'이라고 하면서 법을 바꾸라고 결정했어요. '임신 22주'를 낙태 허용의 상한선으로 권고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국회는 4년이 넘도록 낙태 허용 기간 등의 이견을 보이며 법을 만들지 않고 있어요. 법의 공백 속에 낙태가 합법도 불법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거죠. 일부 병원에서는 비싼 수술비를 요구하며 '30주 이상'의 임신 말기 수술도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어요. 심지어 '낙태 성지'로 불리는 병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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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넓어지는 '의료대전'

정부는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에 대해 '3개월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한다고 밝혔어요. 그 숫자가 8천명을 훌쩍 넘어서,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에요. 정부는 면허 정지 기간이 3개월이지만 수련기간인 만큼 실제로는 1년이 늦어지는 것이라고 밝혔어요. 전공의 집단사직 주동세력에 대한 경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어요. 대통령도 복지부도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흔들림 없다"고 강조했어요. 이런 가운데 40개 대학으로부터 받은 증원 신청 인원은 3400명이나 됐어요. 현재 의대 총정원보다도 많아요. 대학들이 정원 늘리는데 적극성을 보이자, 정부도 증원 강행에 힘을 받게 됐어요.

넓어지는 전선 : 전공의들은 꿈쩍하지 않고 있어요. 정부의 엄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요. 그동안 교수들과 함께 의료현장을 지켰던 전임의들의 이탈도 늘고 있어요. 대형병원 '빅5'의 전임의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현장을 떠났어요. 신규 임용된 인턴과 전임의들의 임용포기도 잇따르고 있어요. 교수들도 동참하려 해요. 대부분 강의와 진료를 겸직하고 있는데 진료는 하지 않는 겸직 해제를 요청하는 방식이죠. 의과대학 교수들이 삭발식을 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해요. 의대 교수들은 대학 측이 의대와 상의하지 않고 증원 규모를 크게 늘려 신청했다고 반발했어요. 대학과 의대교수 사이에도 갈등이 빚어졌어요.

올트먼 고소한 머스크... 왜?

"설립 취지를 어기고 사익을 추구했다." 테슬라 CEO 머스크가 챗GPT 개발사 오픈AI 올트먼 CEO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어요. '오픈AI 소스를 오픈하고 영리사업을 중단하라'고 했어요. 오픈AI 초기에 기부했던 4300만달러와 최고 인재들을 모아준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고 했어요.

머스크와 올트먼: 2015년 비영리 연구소인 오픈AI를 같이 설립했어요. 머스크가 돈을 대고 올트먼이 개발을 맡았어요. 2018년 올트먼이 영리를 추구하려 하자, 이를 반대하는 머스크는 오픈AI에서 손뗐어요. 이후 오픈AI는 MS와 손잡고 챗GPT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대박났어요. 오픈AI 측은 머스크가 소송낸 것은 "배 아파서"라고 했어요.

툭 튀어나온 AGI : 오픈AI의 설립 취지는 '범용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한다'라고 되어 있어요. 머스크는 오픈AI가 이를 어기고 "AGI 수준의 챗GPT-4를 개발해 MS에 넘겼다"라고 주장했어요. AGI는 바둑, 번역 등 한가지 특성을 갖는 AI와 달리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미래형 AI를 말해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진화할 수도 있어요. 머스크는 "AGI가 핵무기보다도 무섭다"라고 말해왔어요. 이번 재판에서 오픈AI가 AGI 수준에 도달했는지가 최대 쟁점이에요. 전문가들은 대체로 AGI 개발은 아직 멀었다는 입장이고요.

'갱판' 무법천지 아이티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무장 갱단들이 2일 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교도소를 습격했어요. 무려 4천명의 죄수가 달아나고, 총격전으로 10명 이상이 숨졌어요. 아이티는 3년 전 무장 단체가 현직 대통령을 암살한 뒤부터 행정과 치안이 마비되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어요. 앙리 총리는 아이티 치안을 맡아줄 경찰을 요청하고자 케냐를 방문 중이었어요. 갱단들이 이 틈을 노렸어요. 갱단들은 총리를 퇴진시키고 아이티를 통째로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려고 해요. 이미 포르토프랭스의 60%는 갱단이 장악했어요. 거리 곳곳에서 갱단과 경찰 사이에 총격과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 1월에만 1100명의 사상자와 납치자가 발생했어요.

아이티는 : 중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예요. 인구는 980만여명이에요.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804년 독립했어요. 흑인 해방노예가 만든 최초의 공화국이에요. 2010년 초대형 지진이 일어나 20만명이나 사망했어요. 당시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돼서 치안을 맡았어요. 유엔 직원들이 성매매를 하고, 유엔군들이 여성과 어린이들을 상대로 성적 학대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어요. 2017년 유엔군이 아이티인의 분노 속에 쫓겨나면서 갱단들이 활개치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 콜레라 등 전염병까지 창궐하면서 극도의 혼란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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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출마 자격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의 사법적 족쇄를 풀어줬어요. 지난 11월 콜로라도 대법원이 '2021년 의사당 난입 사건을 선동한 트럼프는 대통령직 수행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었어요.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한 자는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어요.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대선후보 자격을 박탈할 권리는 개별 주가 아닌 의회에 있다"며 이를 뒤집었어요. 트럼프는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반겼어요. 콜로라도를 포함한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어요.

애플에 과징금 폭탄 때린 유럽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갑질을 했다"며 EU가 애플에게 18억4천만유로(2조7천억원)의 과징금을 물렸어요.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애플스토어에서 자사 앱을 구매하면 3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애플은 이를 회피하는 다른 방법도 제한했다고 주장했어요. 수수료는 애플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죠. 애플은 "플랫폼 주도권을 잡지 못한 유럽 당국이 애플을 배척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어요. EU가 디지털시장법(DMA) 발효를 앞두고 빅테크 플랫폼에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와요. DMA는 빅테크 기업이 유럽에서 불공정 관행을 일삼아 경쟁사 이익을 침해하면 연간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도록 했어요.

홍해의 '환경 재앙'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파손됐던 영국 화물선이 홍해를 2주 동안이나 표류하다 끝내 가라앉았어요. 문제는 이 배에서 흘러나온 연료가 바다를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거죠. 30km에 이르는 기름띠가 둘렸어요. 홍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대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들어서 여기에 식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어요. 어업이 주요 산업인 예멘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고요. 이 배에 싣고 있던 어마어마한 양의 비료들도 바다로 스며들었어요. 바다 식물들을 과도하게 성장시켜 해양생물 생태계를 망칠 수 있어요. 후티 반군들은 서방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돕는다는 이유로 상선들을 공격하고 있는데, 선박이 가라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