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이태원특별법안이 거부됐어요.

계속 말해 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어요.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핼러윈을 즐기려고 나왔다가 압사 사고로 159명이나 숨졌었죠. 특별법은 이 사고의 책임자를 처벌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에요.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이 법안을 여당인 국민의힘이나 정부는 반대했어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일찌감치 예측됐었어요. 

왜?

정부는 "이미 경찰에서 500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돼 특별 수사를 진행했고, 검찰에서도 보완수사를 진행해서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밝혔어요. 현재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했어요. 게다가 특조위를 구성하는 위원들을 임명하는 절차도 공정하지 않고, 특조위에 주어지는 권한 등도 국민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했어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재판 1심에서 정부 책임이 인정되면 바로 배상에 나서고, 피해자 추모공간도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거부권을 거부"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정부가 유족들의 요구를 모욕적인 방법으로 묵살했다"라고 비판했어요. 정부의 지원대책은 필요없다고 했어요. 하루 전날인 29일에는 '오체투지' 시위를 벌였어요. 몇 걸음 걷다가 양무릎과 팔꿈치 이마까지 땅에 대는 일을 반복했어요. 차가운 겨울 날씨 속에 오체투지 시위는 이태원역에서 대통령실까지 1.5km, 2시간 동안 계속됐어요.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 달라고 울부짖었어요.  

이들이 원하는 것은?

경찰이 왜 늑장 대응을 했는지, 대통령실 이전이 경찰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어요. 구조·응급조치가 늦어진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희생자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았는지도 의심했어요. 이 밖에 국가재난대응체계 총책임자로서 행정안전부가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서울시와 용산구가 핼러윈데이 인파밀집을 예견하고도 왜 안전대책에 소홀했는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혐오표현 2차 가해 등도 진상규명 대상으로 제기했어요.

강 대 강 

여당은 거부권 행사가 참사의 아픔을 정쟁으로 끌고 가는 걸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옹호했어요. 반면 민주당은 정부가 진상 규명을 가로막고 있다며 참 비정하다고 비판했고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특별법안은 국회로 돌아가 재의결 절차를 밟게 돼요.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법률로 바로 공포돼요. 부결되면 폐지되고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9번째예요. 민주당은 다수 의석으로 법안을 밀어붙이고, 결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