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

인텔이 생존을 위해 핵심 사업들을 대규모로 팔 것으로 알려졌어요. 90년대 개인용 PC 시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인텔이었어요. '인사이드 인텔' 기치를 내걸고 PC용 CPU를 석권하면서 사실상 반도체 시대를 연 기업이기도 하죠. 하지만 몇년 사이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올 들어서만 60%가 넘게 떨어졌어요. 지난 2분기엔 2조원 넘게 손실이 나자,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만5000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더니, 급기야 사업 부문까지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거예요.

2021년 야심차게 시작한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팔거나 투자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어요. TSMC와 삼성전자를 단숨에 따라잡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사업들이죠. 300억 유로(45조원)를 투자해 독일에 짓기로 했던 사업을 접었어요. 유럽에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을 만들려던 것이었죠.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반도체 공장이나 연구개발 허브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포기했어요. 아예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요. 추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를 만든 회사 알테라도 팔겠다고 했어요. 2015년 18조원이나 들여 사들인 회사예요. 용도에 맞게 회로를 다시 새겨 넣을 수 있어 AI 분야에서 유망한 기술로 평가받았던 알짜 기업이에요. 다시 판다고 해도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고요. 

눈덩이 적자에 시달려온 위기는 결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2021년 미국과 유럽 등에 13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다며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어요. 곧바로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양산을 하겠다고도 했었죠. 그러나 실패했어요. 3나노를 겨우 생산하기 시작한 정도였어요. 조 단위가 들어가는 파운드리 공장 특성상 한번 밀리면 그야말로 '돈 먹는 애물'이 되어버리는 거죠. TSMC 장벽은 너무나 높고 두터웠어요. 올 상반기에만 53억달러, 6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어요. 반도체 호황기에 '반도체 제국'이 홀로 무너지는 아이러니예요. 

기존 텃밭이죠. PC시장 자체가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앙처리장치(CPU)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른 서버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AMD가 치고 올라왔어요. 한때 90%가 넘는 점유율을 가졌던 인텔은 이제 70% 정도로 떨어졌어요. 인공지능 붐에 올라탄 그래픽처리장치(GPU)시장에서도 엔비디아에 뒤져 존재감을 잃었어요.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반도체기업 매출 1위를 지켰던 반도체 명가예요. 하지만 과거의 명성에 안주해 미래 산업에 대한 판도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어요. 애플의 요청에도 스마트폰칩 생산을 포기했고, 결국 자체 칩을 개발한 애플은 PC에서도 인텔 칩 사용을 중단했어요. 인공지능 AI 반도체 칩 '가우디 시리즈'를 내놨지만 엔비디아에 선점당했고요. 2010년대부터 혁신 대신 비용 절감을 통해 주가를 올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어요. 인재를 포기하고 경쟁력을 잃어버리면서 거인 인텔은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시장을 읽지 못할 땐, 영원한 1등은 없어요.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 오른 걸로 집계됐어요. 국제유가가 내려간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어요. 8월 마지막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72원으로 1년 전보다 약 4%, 72원 정도 떨어졌어요. 전체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0.1% 오른 데 그쳤어요. 지난달 상승률 8%대에 비교하면 그래도 많이 안정됐다는 생각이 들게 해요. 여기에 농산물 가격 상승률도 3.6%로 한달 전에 비해 절반 밑으로 떨어졌어요. 지난해 이맘때쯤 유독 물가 상승폭이 컸던 것도 기저효과로 나타난 거고요. 2021년 3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았어요. 재정당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목표치 2.6%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어요. 물가가 잡히면서 10월 금리인하도 힘을 받게 됐어요.

 하지만 추석물가 : 2주 뒤면 추석이에요. 차례상에서 빠지지 않은 배와 사과 등은 여전히 비싸요. 특히 배는 120%나 올랐고, 사과도 17% 정도 올랐어요. 과일 전체로는 한 10% 정도 인상됐어요. 정부는 햇과일이 본격 출하되면 가격은 더 안정될 것이라고 했어요. 문제는 채솟값이에요. 올해 유난히 길었던 폭염에 한포기 7천원을 넘겼던 배추는 6천원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보다는 10% 정도 올랐어요. 1년 전보다 60%, 한달 사이 두배 오른 시금치는 '금사과' 대신 '금금치'로도 불려요. 한묶음에 5천원이 넘었어요. 외식물가도 물가 상승폭을 웃돌았어요. 한끼에 2만원도 보통이죠. 정부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지만, 당장 추석을 앞두고 주머니를 풀어야 할 서민들은 이 숫자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31일 브라질 대법원은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엑스(X)를 차단하라고 방송통신 당국에 명령했어요. X가 허위 정보, 증오 표현, 민주주의 공격의 대대적인 확산을 허용하고 있다는 거죠. 만약 이용자가 우회적으로 접속하다 적발되면 하루 최대 5만헤알, 우리 돈으로 천200만원의 벌금을 물도록 했어요. 이에 맞서 머스크는 역시 자신이 소유한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고객들에게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어요. 스타링크를 이용하면 브라질 국민은 여전히 X를 사용할 수 있게 되죠. 둘 사이의 충돌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가요. 브라질 대법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정부 성향 인사들이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면서 X계정을 삭제하라고 명령했어요. 머스크는 이를 '검열'로 여기고 거부했어요. 브라질 당국이 X에 1835만헤알(43억원)의 벌금을 물렸지만, 머스크는 이것도 무시했어요.

 '표현의 자유' : 머스크는 "브라질의 사이비 판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민주주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파괴한다"고 반발했어요. 브라질 대법관은 "표현의 자유는 책임과 의무와 연결되는 기본 원리"라며 "민주사회라면 자리 잡을 수 없는 공격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와 혼동한다"고 했어요. 룰라 대통령도 "돈이 많거나 미국인이라고 해도 브라질 법을 무시할 수 없다"고 대법원 손을 들어줬어요.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전략 자산인 위성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국가나 정부와 충돌하고, 법제도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어요. 반면 브라질 대법원의 결정이 러시아나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할 법한, 지나치게 플랫폼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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