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금리 발목을 잡았어요.   

한국은행이 또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았어요. 13차례나 동결했어요. 현재 3.5%로 유지되는 금리가 무려 1년 7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처음이에요.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석달 전보다 0.1%p 낮춘 2.4%로 제시했어요. 물가는 2%대로 안정되어 있고 내수 시장이 불안한데도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가계 빚 때문이에요. 

좀 더 자세히 

 

서울 아파트값이 22주 연속 오르고 있어요. 부동산 소비심리도 더 오를 것이라며 꺾이지 않아요. 빚내서라도 집을 사면 남는다고 보는 거죠. 가계대출이 1900조원에 이르렀고, 이달 들어서 5대 은행에서만 주담대가 4조원이 넘게 불었어요. 한은은 "부동산 가격과 가계 부채 증가는 지금 막지 않으면 위험하다"라고 했어요. "이젠 그런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했어요. 여기에 최근 달러 약세로 다소 안정을 찾은 원달러 환율을 유지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을 방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에요.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제 2018년도와 같은 부동산 값 급등은 없다"고 말했어요. 그 이유로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한다는 정부의 정책이 현실적이고 과감하며, 다음 달부터 시행하는 2단계 DSR 스트레스금리 등으로 대출이 한층 깐깐해지고 한도도 준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예시했어요. "금리가 내려가도 이제 예전처럼 0.5%까지 내려갈 일은 없다"라고 단정했어요.

대통령실이 금리 동결에 "아쉽다"라는 반응을 내놨어요. 한은의 독립적인 권한인 통화 정책에 대통령실이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에요. "내수 부진으로 성장 전망치를 낮추면서 금리를 묶은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거죠. 지금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데 한은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있어요. 하지만 정부도 내놨던 집값 잡기 정책들과는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죠.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거의 확실해요.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을 본 뒤 10월이나 11월쯤 0.25%의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에요. 하지만 한은 총재는 말을 아꼈어요. 결국 가계부채 증가세와 수도권 집값 상승 국면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인하 시점과 폭이 결정될 전망이에요.

통계청이 2022년을 기준으로 연금통계를 냈어요. 65세 이상 인구의 90%는 연금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그 액수가 신통치 않아요. 월평균 65만원이었어요. 우리나라 노후 최저 생활비 124만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요. 연금 종류별로 쪼개보면 더욱 심각해요. 가장 많은 사람이 받는 연금은 기초연금으로, 616만명이 월평균 27만원을 받는데 그쳤어요. 국민연금은 435만명이 받고 있었는데, 월평균 41만원이었어요. 대신 53만명 정도가 받는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등의 직역연금은 252만원이었어요. 월 65만원이란 것도 일반인 기준으로 보면 '뻥튀기'되어 있는 액수죠. 

 사각지대 : 15세 이상 59세까지 인구 중 80%가 연금에 가입했고 월평균 31만원 정도를 보험료로 내고 있어요.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주택이 없는 상당수는 노후보장에서도 매우 취약했어요. 취업자의 94%는 연금에 가입한 반면, 미취업자의 가입률은 50%에 불과해요. 주택 소유자의 90%가 연금에 가입했지만, 무주택자 4명 중 한명은 연금에 아예 가입도 안했어요.

 연금개혁 : 고령화 추세로 연금 수급자는 점점 늘고 있고 기금은 고갈되고 있죠. 정부는 곧 연금구조개혁 방안을 내놓아요. 연령대별 보험료 인상에 차등을 둬서 중년은 빠르게 청년은 느리게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요. 기금 고갈 시기를 예상했던 2055년보다 30년 이상 늦출 것으로 기대해요. 하지만 받는 연금 액수인 소득대체율까지 높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에요. 그만큼 내는 돈도 늘기 때문이죠. 연금 액수가 '용돈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하되기도 하지만, 그게 결국은 자신의 말년을 지탱해 주는 전부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지난 19일 새벽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영국 선적인 바이에시안호가 침몰했어요. 대형 돛대 75m를 달고 있는 길이 56m의 호화요트였어요. 이 배에는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마이크 린치 오토노미 창업자 가족과 그의 지인들이 타고 있었어요. 폭풍이 일어나면서 배는 3~5분 만에 50m 깊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어요. 승객 12명, 승무원 10명 등 모두 22명이 타고 있었는데, 린치의 아내 등 15명은 바로 구조됐어요. 린치와 그의 10대 딸 등 6명이 실종됐었는데, 모두 시신 상태로 발견됐어요.  

 죽음의 항해 : 마이크 린치는 1996년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창업하고 대형 상장기업으로 키워낸 영국 벤처 업계의 대부예요.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에 오토노미를 110억달러 (약 14조원)에 팔았는데, 인수 과정에서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어요. 금융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가택연금까지 받았다가 지난 6월 무죄로 풀려났어요. 이번 호화요트 여행은 그의 변호사와 재판 과정을 도와준 금융인 부부 등을 초청해 축하하는 자리였어요. 결국 죽음의 항해가 되고 말았어요. 

 용오름? : 폭풍이 있었지만 이렇게 큰 대형 호화요트가 갑자기 뒤집힌 것은 미스터리라고 했어요. 목격자들은 용오름 현상이 나타나면서 돛대가 부서지고 배는 바로 물속으로 들어갔다고 말했어요. 용오름은 소용돌이치는 물기둥으로 기상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아요.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연결했어요. 지구 과잉 열의 90%를 바다가 흡수하는데, 그 바다의 반격이 거대한 토네이도로 나타난다는 거죠. 당시 사고 현장의 해수면은 30도가 넘었어요. 무더위로 통풍을 위해 해치와 창문을 모두 열어두었는데, 이 구멍으로 물이 유입되면서 배가 빠르게 침수됐다고 해요.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 어땠나요? 👍👎

시사 뉴스레터 <업클>을 알려주세요. 저희 홈페이지 주소 <upcle.me>를 친구 동료와의 SNS에 복붙해 주시면 끝! 이에요. 더 좋은 업클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됩니다.

수신거부 |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