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꼼수인가? 진짠가?

지난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전담수사팀까지 구성하라고 했어요. 지난 12월 고발 형태로 사건을 접수한 지 5개월 만에 갑자기 검찰 움직임이 빨라졌어요. 서울중앙지검은 형사부에 특수통 검사도 배치하면서 수사팀을 확대했어요. 김 여사에게 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 그리고 이를 폭로한 '서울의소리' 대표에게 검찰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어요.   

어찌 된 일이더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인 2022년 9월 재미교포인 최 목사는 김 여사의 개인사무실로 찾아가 300만원 상당의 디올 백을 선물했어요. 최 목사는 손목시계 카메라로 이런 과정을 몰래 촬영했어요. 선물과 몰래카메라는 서울의소리가 준비했어요.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의 남편 윤석열 대통령이 최 목사를 통일 관련 공직에 위촉할 권한이 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검찰에 고발했어요.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과 윤 대통령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예요.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김 여사는 처벌할 수 없어요.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은 없기 때문이죠. 다만 수사 과정에 김 여사를 조사하는 문제가 가장 큰 관심이에요. 검찰청에 부르든, 검사가 김 여사를 찾아가든, 아니면 서면으로라도 조사는 해야 할 것으로 보여요. 이 사건이 윤 대통령을 향할 수 있어요. 공직자인 윤 대통령은 배우자가 뇌물성 선물을 받은 것을 알았다면  이를 신고하고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어요. 윤 대통령과 관련해 청탁이 있었는지, 언제 이런 사실을 알았는지, 이후 어떤 조처를 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는 거죠.

민주당은 명품백 검찰 수사가 '김건희 특검법'을 피해보려는 '꼼수'라고 의심해요. '뒷북 수사로 봐 주기'하려 한다면서 22대 국회가 들어서면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했어요. 반대로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특검을 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대통령실은 수사 중인 사안에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원론적 대답만 내놓았어요. 

검찰의 움직임이 정말 사전에 짜놓은 '약속대련'인지 애매하다는 분석이 보수나 진보 언론 양쪽에서 나오고 있어요.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 대담에서 이 사건을 '몰카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어요. 그럼에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팀 확대'를 지시한 것은 윤 대통령 입장과 충돌할 수 있다는 거죠. 비교적 간단한 수사에 특수통 검사까지 투입했어요. 명품백 검찰 수사가 '진짜'일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 검찰이 김 여사를 검찰청으로 소환할지가 관건이에요. 이 총장의 속내가 무엇인지 여도 야도 찜찜해 하고 있어요. 

9일 목요일에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공식 기자회견을 해요. 재작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에 두번째 기자회견이에요. 어떤 주제든지 가리지 않고 기자들 질문을 받겠다고 했어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과 윤 대통령의 답변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요. 윤 대통령의 말에 따라 앞으로 정국에 거친 파도가 일 수 있어요. 지난달 말 영수회담으로 잠시 기대를 모았던 '협치'는 강대강 '대치' 속으로 사라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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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휴전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하자 가자 지역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어요. 그것도 잠시, 이스라엘이 휴전안을 거부하면서 이내 절망으로 빠져들었어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의 최후의 피란처, 가자 남부 라파에 대한 공격도 예고했어요. 이스라엘 지상군과 탱크가 이미 라파에 진입했어요. 공포에 질린 팔레스타인들은 다시 피란길에 오르고 있어요. 픽업트럭과 당나귀 수레 등에 몸을 싣거나, 걸어서 도망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협상안 1단계인 인질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석방까지는 서로 합의했어요. 하지만 다음 단계인 '지속 가능한 평온'이라는 문구가 걸림돌이 됐어요.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와 영구 휴전을 뜻한다는 입장이에요. 반면 이스라엘은 휴전은 있어도 종전은 어림없다는 거고요. 기어코 하마스를 섬멸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라파의 국경검문소를 장악했어요. 하마스 탈출로를 막겠다는 뜻이죠. 라파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갔어요. 

 실낱같은 희망 : 전쟁 전 인구 30만명도 안됐던 라파에는 현재 전체 가자 인구의 절반 이상인 140만명이 몰려있어요. 60만명은 어린이예요. 이스라엘 공격이 강행되면 '대재앙'이 불 보듯 뻔해요.  서방국가들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말리는 가운데, 이집트에서는 휴전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에요. 실낱같은 희망이에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유럽 순방에 나섰어요. 프랑스를 시작으로 헝가리, 세르비아를 차례로 방문하는 엿새간의 일정이에요. 시진핑이 유럽 땅을 밟는 것은 5년 만이에요. 유럽은 지난해부터 경제와 안보 면에서 대중국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요. 미국 정책에 한몸처럼 동조하는 것이죠. 그런데 프랑스는 약간 결이 달라요.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라며 중국과의 실용적인 외교를 강조하고 있어요. 헝가리와 세르비아도 비교적 중국 관계가 좋은 나라들이에요. 시진핑이 이들 나라들을 골라 방문하는 것은 유럽 속 '내편'을 만들겠다는 속셈이 있어요. 미국과 유럽의 서방 동맹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것이죠 

 3자 회담 : 시진핑과 미테랑, 폰데어라이언 EU집행위원장의 회담에서도 각자의 입장이 드러났어요. 폰데어라이언은 중국의 전기차 등이 중국 정부의 과도한 지원을 등에 업고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다며 공정한 무역을 강조했어요. 미테랑은 통상 마찰에 대한 불만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 유럽이 대화해야 한다고 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 완화에 중국이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어요. 올 7월 파리올림픽 성공을 기대하는 프랑스에는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시진핑은 "유럽은 중국의 중요 동반자"임을 내세우며 미중 경쟁에서 유럽의 중립을 촉구했어요. 

한국과 초음속전투기(KF-21)을 공동 개발 중인 인도네시아가 개발 분담금 1조7천억원 가운데 6천억원만 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대신 기술이전도 3분의 1만 받겠다고 했어요.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KF-21 전체 사업비 8조8천억원의 20%, 1조 7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사업에 참여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3천8백억원만 내고 연체를 해오다, 이번에 '돈이 없다'며 이런 제안을 해온 거죠. 우리 정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여요. 대신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더 들어가게 됐어요. 인도네시아는 자국 기술진을 한국에 파견했었는데, 이 중 일부가 올 초 KF-21 개발 자료를 유출하려다가 적발된 적이 있어요. KF-21 핵심 기술을 상당부분 이미 빼내 '기술 먹튀'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제기됐어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공식 취임했어요. 지난 3월 대선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5선에 성공한 푸틴은 2030년까지 6년간 러시아를 더 통치하게 됐어요. 푸틴은 이달 중 중국을,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여요. 서방국가들의 연대에 맞서 북중러 밀착을 강화하는 것이죠. 미국 일본 영국을 비롯해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취임식을 보이콧했어요. 유럽에서는 독자 노선을 걷는 프랑스 등 일부 나라만 참석했어요. '비우호국'으로 지정된 우리 정부는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를 취임식에 보냈어요. 멀어질 대로 멀어진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관리하려는 뜻이 담겨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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