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저항했나요? 동의했나요?

민주당이 총선 공약 중에 '비동의 간음죄'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넣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어요. 비동의 간음죄는 말그대로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간음죄로 봐야 한다는 거죠. 당장 국민의힘에서는 "억울한 사람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했고, 개혁신당에서도 "어디까지가 동의인지 구체적 기준을 들어보라"고 반대했어요. 보수정당의 반발이 거세고 남성 청년들의 표심도 영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민주당, "업무상 착오였다"며 바로 발을 뺐어요. 녹색정의당은 "국민의힘 성별 갈라치기에 민주당도 우왕좌왕한다"고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어요. 공약은 철회됐지만 논란은 이어졌어요. 

현행 형법에는 강간죄를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간한 경우'라고 되어 있어요. 법원은 이보다 더 좁혀서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로 판단하고 있어요. 남성이 교제하던 여성에게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할 때 여성이 발로 차고 저항할 수 있었다면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강간죄 성립 조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 더해 '동의 여부'를 포함시키자는 것이 비동의 간음죄의 핵심이에요. 수사기관에서 강간사건을 다룰 때 피해 여성에게 "저항했나요?"라고 묻지 말고 "동의했나요?"라고 물으라는 거죠. 가해자에게도 "동의 받았나"를 확인해야 하는 거고요. 

여성계는 비동의 간음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지금은 여성이 적극 저항하지 않은 상황, 예를 들면 이른바 '가스라이팅' 같이 심리적 압박 등으로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가 있었을 경우 처벌할 수 없다고 했어요. 미국의 일부 주와 영국 독일 스웨덴 일본 등은 이미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했다면서 세계적인 추세인 점도 강조했어요. 유엔에서도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강간을 정의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었어요. 

상대방이 어제는 동의했는데 오늘은 하지 않았다거나, 또 사후에 마음이 변했을 경우 이를 어떻게 가려내냐 하는 거예요. 피해자가 내심 동의했는지 여부를 검사가 아닌 혐의자가 입증해야 한다며, 억울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남성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선 '비동의  간음죄가 도입되면 이를 악용하는 여성들 때문에 무고한 남성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 확산되기도 했었어요.

"억울한 사람이 죄없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주장과 "수사기관이 입증하기 어려우니 법을 만들지 말자는 것이냐"라는 주장이 맞서는 거죠. 민주당은 2020년 총선 때도 '비동의 간음죄 도입 검토'를 공약했지만 4년간 별다른 활동 없이 유야무야했었어요. 지난해 초엔 여성가족부가 역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검토했다가 법무부 반대로 바로 없던 일로 했었어요. 이번 총선을 거쳐 새로운 국회가 만들어지면 '비동의 간음죄' 도입 여부를 놓고 또 찬반 논란이 벌어질 거예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2014년 이혼한 김은진씨. 당시 임신했던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두 사내아이를 홀로 키워야 했어요. 이혼 소송 판결에 따라 매달 80만원씩을 양육비로 받아야 했지만 전 남편은 10년간 한푼도 주지 않았어요. 그 돈이 1억원이 됐어요. 김씨는 생계와 육아를 책임지기 위해 장사와 공장일을 하면서 버텼어요. 여기에 소송까지 매달려야 했어요. 양육비를 달라고 하면 전 남편은 "거지냐"고 윽박질렀어요. 법원이 이행 명령을 내리고 신체를 구속하는 감치명령도 내렸지만 전 남편은 "직업이 없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핑계 대며 요리조리 피해 다녔어요. 결국 법원이 전 남편에게 징역 3개월형을 내리고 법정구속했어요. 재판부는 "굴착기 기사로 수입이 있는데도 양육비를 안 줘 미성년 자녀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어요. 2021년 개정된 양육비이행법은 이런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쁜아빠'를 구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지금까지는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어요. 전 남편은 처벌 받지만 당장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동안의 고생도 돌릴 방법이 없어요.   

'메이데이'가 막은 대참사 

26일 새벽 1시쯤 미국 동부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 '키 브릿지' 교각을 대형 화물선이 들이받았어요. CCTV에는 컨테이너를 6000개나 실은 큰 배가 다리 밑으로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부딪히는 장면이 포착됐어요. 싱가포르 국적의 선박은 원인 모를 정전이 되면서 동력장치가 고장 나고 모든 불이 꺼진 상태였어요. 추진력과 조향장치가 작동을 멈춰 그저 물결의 흐름 따라 흘러가던 중이었죠. 순식간에 2.6km에 이르는 긴 다리 중간부분 60m가량이 무너져 내렸어요. 다리 위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중남미 출신 인부 8명이 강물로 떨어졌는데 6명이 실종됐고 구조된 1명도 목숨이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졌어요. 

 "메이데이 메이데이" : 배가 항구에서 바다로 나갈 때까지 물길을 인도하는 도선사가 메릴랜드 당국에 긴급 조난신호 "메이데이"를 전파했어요. 경찰들이 다급하게 다리로 향하던 차량들을 막았어요. 이후 불과 90초도 안 돼 다리는 무너졌어요. CCTV에는 다리 위를 오가던 여러대의 차량 불빛이 금방 사라지면서 다리가 비워지는 장면이 찍혔어요. 대형 참사를 막은 거죠. 다만 다리 위에서 일하던 인부들은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어요. 메릴랜드 주지사는 "수많은 생명을 구한 영웅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어요.  

붉은 누룩에 일본이 떤다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이 만든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4명이 숨지고 100명 넘는 사람이 병에 걸렸어요. 처음 1명 사망에서 하루하루 사망자가 늘고 있어요. 붉은 누룩인 '홍국'을 사용해 만든 제품들이에요. 홍국은 쌀 등 곡류에 곰팡이 일종인 붉은 누룩균을 번식해서 만든 거예요. 붉은 누룩에 포함된 로바스타틴이라는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해요. 이 제품을 먹은 사람들은 신장에 손상이 간 것으로 알려졌어요. 복용자들은 "누우면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몸이 나른해지고 야간에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늘었다"고 했어요. 고바야시 측은 문제가 된 제품의 성분 분석을 했지만 독소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다만 일부 원료에 문제가 된 의도치 않은 성분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어요. 아직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거죠. 식약처는 우리나라에는 이 제품이 수입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여행 갔을 때 주의하라고 했어요.

 리콜 '난리' : 고바야시 측은 문제가 된 제품 30만개를 회수한다고 밝혔어요. 고바야시 누룩을 사용해 만든 전통주인 사케나 젓갈, 두부 등을 만든 회사 10여곳도 앞다퉈 제품을 회수하고 있어요.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닛신'의 컵라면 제품에 이 성분의 색소가 사용됐다는 논란도 있었는데, 닛슨 측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어요. 

서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올해 44살의 파예 대통령 당선자는 허위정보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투옥됐다가 석방되자마자 열흘만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고 당선됐어요. 유력한 야당 후보가 출마가 제한되자 파예를 밀면서 깜짝 당선된 거죠. 파예는 부패 척결과 프랑스 식민잔재 청산 등을 내세우면서 젊은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어요. 서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가장 젊은 대통령이고, 쿠데타가 아닌 선거로 당선된 가장 젊은 아프리카 지도자가 됐어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세네갈은 이후 4차례의 정권 교체가 모두 평화적으로 이루어졌어요. 아프리카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로 꼽혀요. 주변의 기니 말리 니제르 등 국가들은 군사쿠데타 등으로 매우 혼란스러운데 세네갈만 정치적으로 안정을 누려왔어요. 

초미세플라스틱이 섞인 모유가 자손의 비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알아냈어요. 쥐를 갖고 실험한 결과예요. 초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어미쥐의 모유에서 비만을 촉진하는 성분이 발견됐어요. 이 모유를 먹은 쥐는 다른 정상쥐보다 몸무게가 10~20%가 늘어 났어요. 체중을 조절하는 대사과정에 이상이 생겼다고 했어요. 몸무게 뿐만 아니라 체지방량과 체지방률, 혈중 콜레스테롤 양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어요. 초미세플라스틱은 크기는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ｍ)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이에요. 미국의 한 연구팀은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조 단위의 미세플라스틱이 녹아 나온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어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햇빛과 열에 분해되어도 매우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이 나온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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