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새로운 정치가 싹틀 수 있을까요?

무슨 소리야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딱 석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신당 창당이 봇물 터지 듯 하고 있어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굳건한 양당 체제를 깨고 제3지대를 개척하겠다며 저마다 깃발을 높이 들고 있어요. 그동안 총선이 있을 때마다 양강 구도를 위협하는 제3당이 가끔 등장했다가 '찻잔 속 태풍'으로 사라지고는 했죠. 하지만 이번엔 양당의 전직 대표들까지 뛰쳐나와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특이한 상황이에요. 

계속 말해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했어요. 하루 앞서 당을 나온 민주당 의원 3명과 함께 곧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이라고 했어요. 지난달 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탈당해서 이미 가칭 '개혁신당'이라는 새로운 당을 만들었어요. 나흘만에 4만명이 넘는 당원을 모집하면서 기세를 떨치고 있어요. 일찌감치 당을 뛰쳐나온 정치인들이 만든 '한국의 희망'이나 '새로운 선택' 같은 당도 있어요. 기존의 소규모 당들이 함께 뭉친 '선거연합신당', '세번째 권력'들도 새로운 당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어요. 

왜 이렇게?

현재의 양당은 모두 적대감과 증오감으로 똘똘 뭉친 극단적 지지자들이 장악했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이 발붙이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국민의힘의 이른바 친윤 세력에 밀려서 이준석 전 대표가 떨쳐나왔고, 민주당의 이낙연 대표도 이른바 친명 개딸 등에 밀려 당을 나와야 했어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대화와 타협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라는 두당 사이뿐만 아니라 당내에서 마저 실종됐다는 거죠. 여기에 양당은 여전히 반공보수, 운동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지대의 새로운 당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주장해요. 함께 손을 잡고 빅텐트도 만들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어요. 

빅텐트?

지난 9일 한 출판기념회에 이준석, 이낙연, 금태섭, 양향자 등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여기서 이낙연 전 대표는 "협력을 해야한다", 이준석 전 대표도 함께할 수 있는 방향에서 같이 하겠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진보와 보수라는 뿌리부터 다른 두 세력이 함께 한다면  당의 정체성을 잃어버려 오히려 뺄셈의 정치가 될 것으로 보는 정치평론가들도 있어요. 전체가 아니라 일부를 합치고 떼내는 작업이 있을 수도 있죠. 각자 당을 유지하면서 엷은 관계로 선거에서 손을 잡는 방식도 전망돼요. 지역구가 겹치지 않게 후보를 내서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식이죠.

잘 될까?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성격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 현재로서는 60%에 가까워요. 하지만 그 대안이 민주당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 두 당의 지지율은 합해서 70% 정도, 나머지 30%라는 중도가 존재해요. 신당들은 그 중도를 공략하려고 해요. 하지만 중도들이라고 해도 신당이 성공하기보다 오히려 실패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요. 신당도 믿음직스럽지 않은 거죠. 예전 한국 정치사에 제3당이 성공했을 때는 김종필이나 안철수 같은 당시 대권주자급들이 이끌었고, 지역적인 기반도 있었어요. 지금의 이낙연, 이준석 등은 모두 약하다는 거죠. 한국 유권자는 여전히 대통령제와 양당정치에 익숙해요.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신당들이 시민들의 가슴 속에 담긴 소망과 일치하는 비전과 정책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데 말이에요. 

트럼프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올 11월에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 바이든 대통령에 맞설 공화당 후보는 누구일까하는 건데요. 현재 공화 유권자의 지지 압도적 1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죠. 그런데 최근 혜성같이 떠오르는 후보가 있어요. 바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예요. 며칠 전 뉴햄프셔의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39%에 이어 32%로 2위를 차지했어요. 비록 주 단위 여론조사지만 헤일리가 트럼프와 한자릿수로 격차를 줄인 것은 처음이자, 그야말로 깜짝 선전이에요. 전국적인 공화당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비록 격차는 크지만 트럼프에 이어 2위를 차지했어요. 공화당의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는 오는 15일 아이오와주, 그리고 23일 뉴햄프셔주에서 2위를 굳힌다면 상승세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요. 이를 입증하듯 헤일리에게 어마어마한 정치자금이 몰리고 있어요. 공화당 후원자 중 트럼프에게 반감을 품은 억만장자들이 헤일리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죠. 트럼프는 그를 '새대가리(birdbrain)라고 조롱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헤일리는 : 1972년생, 인도계 이민 2세예요. 2004년 32살에 정치에 뛰어들어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 3선, 그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이자 미국 역사상 최연소 주지사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유엔대사를 지냈고요. 사이가 좋던 두 사람이 경쟁 관계가 된 것이죠. 트럼프만 이기고 공화당 후보가 된다면 바이든과의 본선에서 경쟁력이 더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어요. 

희망찬 새해, 근데 세계경제는?

우울했던 지난해보다 더 암울하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세계은행은 성장률이 지난해  2.7%보다 더 떨어진 2.4%가 될 것으로 예고했어요. 2020년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에는 3%를 훌쩍 뛰어넘었었어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최근 중동분쟁까지 지정학적인 위험이 커진 데다가, 전쟁으로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 그리고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지속 등을 큰 요인으로 봤어요. 글로벌 교역이 둔화되고 예상보다 더 저조한 중국 성장 등도 영향을 미쳤어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경제는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참고로 우리나라 올 성장률 전망치는 1.8에서 2.0%예요. 이에 앞서 유엔도 올 세계경제 전망치를 내놨는데 내용은 거의 흡사했어요. 

TV 방송국에 무장괴한들이...

남미 에콰도르 가장 큰 도시 과야킬에서 9일 벌어진 일이에요. 마스크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10여명이 총과 다이너마이트 등을 들고 방송국에 난입했어요. 이들은 "마피아를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며 소리쳤어요. "쏘지 마세요"라는 울부짖음, 그리고 총소리까지 울려 퍼졌어요. 15분간이나 계속된 범죄 생중계는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뒤 경찰에 진압됐어요. 에콰도르 정부는 지금 마약 조직 마피아와 사실상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이에 마피아들이 본때를 보여준다며 이런 짓을 저지른 거고요. 같은 날 에콰도르 전역에서 폭발, 약탈, 총격 사건이 일어나 10여명이 사망했어요. 원래 남미 최악의 마약 소굴은 이웃나라 콜롬비아죠.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의 무대고요. 콜롬비아가 미국과 손잡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2000대 후반부터 대규모 마약조직이 에콰도르로 넘어갔어요. 

차이나 엑소더스 

머나먼 길을 돌아 미국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중국인들이 최근 급증했어요. 지난해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중국인은 3만여명, 예전보다 20배나 늘었어요. 남미 에콰도르에 모여있는 중국인만 4만5천명이 넘는다고 해요. 이들은 콜롬비아와 파나마 등으로 이동하고 이후에는 100km가 넘는 열대우림지대 '다리엔 갭'을 통과해야 미국에 들어갈 수 있어요. 여정 자체가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하고, 또 중국인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갱단 등의 표적이 되기도 해요. 설사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도착한다고 해도 추방될 수 있고요. 중국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어요. 코로나 유행 당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조치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최근까지 침체는 계속되고 있어요. 지난해 중국 청년 5명 중 한명은 실업자라는 통계도 있어요. 여기에 시진핑 주석 체제 하에서 사회통제와 탄압이 심해지면서 탈출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어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