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냐? 투쟁이냐?

시사 뉴스레터 '업클'

2024. 3. 21.

📍 대화냐? 투쟁이냐?

웹으로 보기

의대 증원 '쐐기'

스토리

대화냐? 투쟁이냐?

무슨 말이야

의료계의 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늘어나는 의대생 2000명을 각 대학에 몇명씩 배정할지 발표했어요. 지역별로 보면 우선 서울에 있는 8개 의대는 한명도 정원이 늘지 않았어요. 대신 비수도권에 82%나 되는 1639명을, 50명 미만 '미니 의대'만 있는 경기와 인천에 나머지 361명을 늘렸어요. 정부는 "지역의료 격차의 심각성을 고려했다"라고 했어요. 지방의료를 살리는데 역점을 뒀다는 뜻이죠. 의대 증원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쐐기를 박았어요.

좀 더 자세히

지역 거점 국립대에 집중했어요.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의대 등이 200명으로 늘어나요. 50명 남짓했던 충북대 의대는 4배 규모가 됐어요. 미니 의대 정원도 100명에서 120명 선으로 맞췄어요. 지역 고교 출신으로 지원자를 한정하는 지역인재 전형을 40%에서 60%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어요. 각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정원 변경사항을 신청하고 대교협이 이를 승인하면 정원이 확정돼요. 당장 내년도 입시부터 3058명이던 의대 정원이 5058명으로 늘어요.

여기에

정부는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도 압박했어요.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다음주부터 면허 정지 처분에 들어간다고 밝혔어요. 정부는 늦어도 3월말까지는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어요. 올해 인턴으로 합격한 의사가 이달말까지 임용등록에 포함되지 않으면 수련을 시작할 수 없게 돼 내년에 레지던트가 될 수 없다고 했어요. 또 전공의는 면허정지 3개월 처분까지 받으면 전문의 자격 취득에 적어도 1년의 차질이 생긴다고도 했어요.

대화냐?

의대 교수를 중심으로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요. 오는 25일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전공의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을 만들면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어요. 서울대 병원 비대위도 "중재자로서 정부와 대화를 기대한다"라고 밝혔어요. 의대 증원 문제가 아니라 전공의 면허정지 여부로 대화의 관점을 옮겼어요. 제자들을 보호하겠다는 거죠. 이들 교수들은 사직서를 내더라도 현장을 지킨다고 했어요.

투쟁이냐?

더 강경한 투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상 전공의들이 돌아올 명분이 사라졌다는 거죠. 사직서 제출에 가세하는 의대 교수들이 더 늘어날 움직임도 있어요. 의대교수협의회는 사직서를 제출할 25일부터 수술, 진료 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줄이고, 다음달부터는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중증, 응급 환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어요.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차기 회장 선거가 끝나면 '파업'이라는 형태로 집단휴진을 하거나 진료 축소에 나설 수 있어요. 정권퇴진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어요.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요. 동맹 휴학을 결의한 전국 40개 대학 의대생들도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정부는 의료계가 단일 창구를 만들면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전공의가 빠진 상태에서 대화 창구를 만들기는 불가능해 보여요. 어느덧 전공의가 병원을 벗어난 기간이 두달째로 넘어가고 있어요.

and... Topics

또 다른 전쟁, 비례대표

올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수는 46개, 지난 총선보다 1석이 줄었어요. 각 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거의 확정했어요.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연계하는 '준연동제'를 그대로 시행하게 됐어요. 지역구 의석수가 많으면 비례대표에서 그만큼 손해보기 때문에 거대 양당은 모두 '꼼수' 위성정당을 냈어요. 이름만 다를 뿐 한편이에요. 준연동형의 취지는 지역구 의석은 힘들지만 전국적으로 일정 이상의 표를 얻을 수 있는 중소정당에게는 기회의 장이에요.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정당이 적어도 40개를 넘길 것으로 예상돼요. 투표용지 길이가 50cm를 넘길 것으로 보여요.

현재 비례 판세는? :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미래가 30%대로 가장 앞서고 있어요. 그다음으로는 더불어민주연합과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혁신당이 엎치락뒤치락해요. 조국혁신당이 앞서는 조사결과도 있어요. 아차 싶은 민주당은 '더불어 몰빵'을 내세우며 조국당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4%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는 그보다 못해요. 앞서 나가던 제3 지대가 맥을 못추는 형상이에요. 비례의석은 전국 득표율 3% 이상인 정당 가운데, 단순계산해서 2.17% 이상 득표마다 1석이 배분돼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득표율 40% 이상, 20석이 목표예요. 현재 조사대로 나온다면 조국당은 10석 이상도 가능하다고 해요. 4%대의 개혁신당은 최대 2~3석 수준이고요.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에서 19석, 민주당에서 17석을 가져갔었어요.

막 내린 '아베노믹스'

19일 일본 도심에서는 신문 호외가 뿌려졌어요. 제목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였어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1%에서 0~0.1%로 올린다고 발표했어요.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무려 17년만이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내는 것도 8년만이에요. 일본은 경기침체 속에 물가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30년이나 계속됐어요. 잃어버린 30년이죠. 그런데 최근 물가가 3%까지 오르고, 일본 직장인들의 임금도 5%나 인상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디플레이션이 끝났다고 선언한 거예요. 이제 돈 풀기를 멈추겠다는 거죠. 하지만 물가와 임금은 올랐지만 경기 부양으로까지 이어졌는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이너스 정책을 멈추긴 하겠지만 긴축이라는 금리인상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예측이에요.

아베노믹스 : "윤전기로 돈을 무제한 찍어라" 2012년 취임한 아베 총리는 돈을 풀어 물가를 올리고 경제도 살리는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내놨어요. 2016년에는 마이너스 금리도 채택했죠. 일본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오히려 받겠다고 한 거예요. 대신 가계나 기업에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도록 했어요. 경기부양책이죠. 엔화 가격이 급락하면서 덕분에 수출 기업이 살고 일본 증시도 끌어올렸어요. 하지만 아직 내수 시장이라고 하는 소비가 그만큼 살아나지 않았어요. 경제성장률도 여전히 기대에 못미쳐요. 아베노믹스가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소비위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근본 대책이 아닌, 단기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에요.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어요.

홍콩의 불은 꺼지고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홍콩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어요. 알고보면 비슷한 내용의 홍콩보안법은 이미 존재하고 있어요. 2019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어요. 중국 본토와 홍콩 사이에 범죄인 인도를 하자는 법인데, 홍콩 시민들은 이 법이 인권운동가나 반체제 인사들을 핍박하고 중국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주장했었죠. 100만명의 시위대가 홍콩 거리를 메우자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섰어요. 국가분열과 테러, 외부세력과의 결탁 등을 최고 무기징역으로 무겁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홍콩보안법을 만들었어요. 또 '애국자'인 친중 인사만 선출직에 나갈 수 있도록 법을 바꿨어요. 그런 법을 토대로 홍콩 의회와 정부를 완전히 장악한 친중 인사들이 이번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만든 것이죠. 중국 정부가 아닌 '홍콩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국가보안법'이라는 눈속임이 깔려있어요.

이번 보안법은 : 기존 보안법을 더 촘촘히 보완하고 강화했어요. 특히 민주 인사나 시위대가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 그리고 기업과 결탁할 때는 더 엄중히 처벌하는 내용이 추가됐어요. 홍콩을 외부 세력과 단절시켜 중국의 테두리 안에 가두겠다는 뜻이죠. 경찰에 욕설만 해도 14년 형이 가능해요. 이런 법이 통과돼도 홍콩 시민들은 조용했어요. 이미 홍콩 민주세력이 괴멸됐고, 언론도 완전히 통제됐어요. 중국과 홍콩 정부만 "역사적 순간"이라고 환영했어요. 홍콩의 밤거리를 환하게 비추는 화려한 조명은 여전할지 몰라도, 민주화와 자유를 열망하던 홍콩의 불빛은 사라졌어요.

also... This

엔비디아의 '괴물칩'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또 한발 앞서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놨어요. 5년만에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는 1만6천명의 사람들이 몰린 가운데 마치 록 콘서트 같은 분위기 속에 치러졌어요. 가죽잠바를 입고 등장한 젠슨 황 CEO는 새로운 블랙웰 GPU AI칩, B100을 소개했어요. 이미 세계 최고의 AI칩인 H100보다 연산처리 속도가 두배반이나 빠르고, AI 학습과 추론도 30배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했어요. 초거대 AI시대 초격차를 유지할 '괴물칩'을 들고 나온 것이죠. 무대에는 엔비디아가 훈련시킨 로봇들도 깜짝 등장했어요. "AI 기술의 종점은 로봇"이라며 로봇 시대를 선점하려는 야심도 드러냈어요. 이날 젠슨 황은 블랙웰에 들어갈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이름을 불러주자 삼성전자 주가는 급등했어요.

삼성전자 엔지니어의 죽음... "산재"

A씨는 200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2015년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달 뒤 39살의 나이로 숨졌어요. 그는 14년 동안 디스플레이 패널 옆에서 일하면서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노출됐어요. 유족들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어요. 공단은 TV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전자기장이 백혈병과의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고, 노출수준도 낮다며 거절했어요. 법원 1심도 같은 이유로 유족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2심 재판부 판결은 달랐어요. "A씨가 상당한 양의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장기간 노출됐고, 극저주파 전자기장이 백혈병 발병과 관계있다는 연구결과도 많다"며 산재로 인정했어요. 재판부는 "첨단산업 현장에서 작업과 질병과의 연관성이 현재의 의학과 과학에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도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어요.